[앵커] 성경의 주요 말씀을 판화를 통해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기획특별전 '문자와 삽화 –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를 만나다'인데요.
윤하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6세기 독일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뒤러의 3대 목판화와 4대 동판화 등 50여 점의 작품이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기획전시실에 펼쳐져 있습니다.
3대 목판화는 '성모 마리아의 생애', '대수난', '요한묵시록'.
4대 동판화는 '아담과 하와', '기마병', '서재의 성 예로니모', '멜랑콜리아 Ⅰ'.
모두 독일 슈바인푸르트의 오토쉐퍼박물관에서 빌려왔습니다.
특히 3대 목판화는 모두 초판본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생애'는 마리아의 탄생부터 죽음의 과정을 묘사한 20점의 목판화 연작입니다.
'대수난'은 예수가 고통 받는 모습을 담은 12점의 연작이며,'요한묵시록' 15점에는 그리스도의 부활과 천국의 도래 등이 표현돼 있습니다.
대다수가 성경의 내용을 묘사하고 있는 만큼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는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성경을 그대로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한 예로 작품 '마리아의 약혼'에서는 예복이나 건축 양식이 이스라엘이 아니라, 뒤러의 고향인 독일 뉘른베르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상징하는 이니셜 'AD'를 작품마다 다양한 형태로 각인한 점도 인상적입니다.
<양진희 학예사 /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뒤러의 경우 성경의 내용을 주문자의 의뢰 그대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자기의 생각도 같이 녹인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차원에서 장인에서 화가로 한 단계 도약한, 또한 자의식이 매우 강해서 작품마다 자기의 서명을 넣었던 화가로서 (이번 전시를)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뒤러는 스스로 장인이 아니라 아티스트로 도약함과 동시에 문자의 보조 역할을 하던 이미지를 판화라는 예술 장르로 끌어올린 셈입니다.
이번 전시는 설날 당일과 박물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는 3월 31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cpbc 윤하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