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명문 악단에서 첼로 부수석에 오르고, 최근에는 서울시향에서 멋진 연주를 보여주고 있는 첼리스트죠.
이소정 아녜스 첼리스트를 전은지 기자가 만나 음악과 신앙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피아노 선율에 맞춰 격정적인 첼로 연주를 선보이는 이.
4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한 이소정 아녜스 씨입니다.
15살에 마드리드 실내악단과의 협연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영국에서 유학을 마친 후 일본과 독일 등 세계 무대를 누비며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단원이기도 한 그는 최근에는 서울시향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이소정 씨는 무대에 올라 관객과 직접 만나는 게 연주자의 가장 큰 의무이자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이소정 아녜스 / 첼리스트>
"연주자는 관객이 있지 않으면 연주자는 있을 수가 없잖아요. 특히 제일 좋은 예로 코로나 때 연주자의 삶은 관객이 있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삶이기 때문에, 관객이 굉장히 중요하죠. 완벽하게 녹음된 CD나, LP나 스포티파이, 음향, 집에서 아름다운, 완벽한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라이브 음악은 살아있는 거니까 다른 거잖아요."
이 씨는 연주할 때 느껴지는 몰입도 기쁘지만, 다른 연주자와 협연할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도 말했습니다.
<이소정 아녜스 / 첼리스트>
"저는 챔버뮤직이나 실내악이나 같이 연주하는 삶이 정말 너무 즐겁거든요. 사람과 소통도 그렇고 자기가 살아온 인생의 소통, 내가 살아온 것. 같이 그 감동을 내가 느끼는 감동을 동료도 같이. 그게 챔버뮤직이거든요."
25년 넘게 외국 생활을 한 이소정 씨는, 타지에서 한국인 연주자로 살아가는 게 녹록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유아세례를 받은 이 씨는 그때마다 신앙을 버팀목 삼아 하느님과 대화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소정 아녜스 / 첼리스트>
"한국사람들이 음악 하기에 어려운 점들이 많이 있었는데 하느님과 제가 있다는 것은 제가 믿는 사람이고. 얼마 전에 마드리드 갔을 때도 대성당에, 들어가서 앉아있고 명상하다가 나오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활에 젖어있어서 그런지 편안하더라고요. "
하느님과 교감이 깊어질수록, 무대에 오르기 전 마음가짐도 달라졌습니다.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온전히 받아들이는 게 신앙인의 자세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이소정 아녜스 / 첼리스트>
"(예전에는) 연습한 정도로만 하게 해 주세요. 이게 제 기도였어요. 요즘에는 어떠냐면,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제가 바꿀 수 없는 일이니까. 연습은 다 했고, 무대에 갔었을 때 제가 무대에서 음악과 하나가 되어서 즐길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게 기도문인 것 같아요."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