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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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의 험난함을 위로하다

[류재준 그레고리오의 음악여행](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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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를 보내 신앙을 전파하는 것은 교회의 중대한 사명이다. 미지의 세계에 종교의 뿌리를 내리고 복음을 전하는 것은 꼭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만큼 위험하고 험난하다. 성인으로 추대된, 선교하다 목숨을 잃은 수많은 선교사가 이를 증명한다. 이번 주일은 선교에 대한 인식을 공고히 하고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바치는 날이다.

선교를 하면서 치르는 희생은 적지 않다. 아시아에서는 1597년경에 일본 나가사키에서 26명의 로마 가톨릭 신자(기리시탄)와 수도자·성직자들이 그리스도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순교하였으며, 한국은 신해박해·신유박해·기해박해, 김대건 신부가 순교한 병오박해, 병인박해와 해미순교 등을 거치며 수만 명이 희생되었다. 당시 조선의 인구를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다. 선교를 위해 일본과 한국에서 순교한 이들 중 일부는 훗날 성인으로 추대되었다.

그러나 특히 아프리카와 아시아·남아메리카에서의 선교는 제국주의의 선봉이기도 했다. 선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군대를 파견하고, 멀쩡한 나라의 자주권을 빼앗는 경우가 흔했고, 식민지화의 정당성을 교회를 통해 부여하곤 했다. 신앙을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이들은 언제나 존재했고, 가톨릭·성공회·개신교·정교를 막론하고 벌어졌으며, 이는 현대에 와서도 교회의 큰 상처로 남았다.

이러한 갈등을 그린 영화가 ‘미션(The Mission)’이다. 18세기 극단의 시대. 남미 원주민 과라니족의 마을로 선교활동을 온 줄리안 신부가 과라니족 원주민들에게 잡혀서 십자가에 묶인 채 죽는다. 그러나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 신부와 필딩(리암 니슨)? 신부는 이에 굴하지 않고 선교를 지속한다. 가브리엘 신부가 원주민에게 포위되어 죽을 뻔할 때 오보에를 부는데, 이때 영화 미션의 주제곡인 ‘가브리엘의 오보에(넬라 판타지아)’가 연주된다. 그 신비한 소리에 감동한 원주민들은 신부를 받아들이고, 결국 그들에게 그리스도교가 전파된다.

전직 용병이면서 과라니족을 노예로 팔아먹던 로드리고(로버트 드 니로)도 가브리엘에게 감화되었고 사죄하는 그를 과라니족은 그리스도교의 교리대로 용서한다. 그러나 지배자들은 더 큰 욕심을 내게 되고 과라니족을 섬멸하기로 했다. 로드리고와 필딩은 무기를 들고 맞서 싸웠으나 모두 죽고 만다.

여기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가브리엘이 아이들과 함께 정면으로 비폭력 행진을 시작하고, 정복자들은 그들을 철저하게 학살한다. 서양 그리스도인보다 더욱 그리스도인다운 원주민의 마지막 모습이 가슴을 친다. 엔딩에 흐르는 요한복음 1장 5절은 믿음의 어려움을 절절히 말해준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영화 음악계의 거성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이 감동적인 선교의 험난함을 부드럽게 위로해준다.

 영화 ‘미션’ OST ‘가브리엘의 오보에’ 
https://youtu.be/s7w-IeNR9ko?si=lk56uTf1XsWc-wWh


류재준 그레고리오, 작곡가 /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앙상블오푸스 음악감독
































//youtu.be/s7w-IeNR9ko?si=lk56uTf1XsWc-wWh





류재준 그레고리오, 작곡가 /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앙상블오푸스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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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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