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56년 만에 4000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마친 환자가 건강하게 퇴원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60대 이모씨(주치의 : 신장내과 정병하·혈관이식외과 박순철 교수)의 신장이식 수술 성공과 퇴원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씨는 유방암 수술 후 2023년 정기검진 중 신장기능이 저하된 것을 발견했고, 사구체신염으로 진단받고 인공신장실에서 신장투석을 시작했다. 하지만 몸이 점점 나빠지자 여동생이 콩팥을 나눠주기로 하면서 2월 5일 생체 신장이식 수술이 시행됐다. 이씨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2월 18일 퇴원했다.
서울성모병원이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던 환자에게 국내 처음으로 신장 이식 수술을 시행한 건 1969년 3월 25일 서울 명동 성모병원에서다. 이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로 새 생명을 얻어 40년 이상 건강한 생활을 하는 환우는 8명, 30년 이상은 69명, 20년 이상은 185명이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신장이식뿐 아니라, 간, 신장 동시 이식, 난치성 혈액 질환자에게서 이식 및 면역관용유도 이식과 같은 고난도 이식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축적된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매년 신장 이식 연구 관련 SCI급 논문을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만성 콩팥병 환자 수는 29만 6000명으로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 인구와 고혈압, 당뇨병 환자가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장기이식센터장 박순철 교수는 “장기를 기증해주신 기증자와 가족분들의 숭고한 뜻과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의료진들의 간절한 마음이 합쳐져 이뤄낸 결과라 생각한다”며 “환자를 위해 예전 우리나라 의학 수준으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국내 첫 신장이식을 성공했던 스승님들의 유지를 이어, 앞으로도 장기이식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인 환자분들에게 희망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