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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만나는 김수환 추기경과 마리너스 수사

성소 주일에 더욱 뜻깊은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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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 주일을 맞아 거룩한 부르심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연들이 유독 눈에 띈다. 고 김수환 추기경과 마리너스 수사의 삶이 녹아든 뮤지컬과 오페라다. 비슷한 시대를 살며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한국인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남긴 두 영혼을 무대에서 만나보자.



뮤지컬 ‘밥처럼 옹기처럼’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의 생애를 담은 창작뮤지컬 ‘밥처럼 옹기처럼’이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오유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김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아 지난 2019년 초연된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 유신 정권과 신군부에 맞선 인권 및 민주화 운동까지 격동의 한국사와 함께하며 시대와 세대, 종교와 당파를 초월해 존경받았던 김 추기경의 일대기를 따라간다.

‘밥처럼 옹기처럼’이라는 제목처럼 가난한 옹기장수의 막내로 태어나 1969년 한국인 최초의 추기경으로 서임됐지만, ‘바보’라며 스스로 몸을 낮춰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서로 밥이 되어주라’며 몸소 사랑을 실천한 김 추기경의 발자취도 확인할 수 있다.

2019과 2020년 대구광역시 군위군에서 공연됐던 ‘밥처럼 옹기처럼’은 강남문화재단의 대관 지원을 통해 이번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선보이고 있다. 영상을 강화했던 지난 공연과 달리 넘버(뮤지컬 음악)를 추가하는 등 정통 무대 언어를 통한 서사에 집중했다.

작곡 등 초연 때부터 제작에 참여한 이응규 예술감독은 “저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지만 김수환 추기경님은 종교를 떠나 조명될 위인이라 생각했다”며 “신자들과 함께하는 소탈함부터 민주화에 앞장선 모습까지, 진정한 리더의 본보기”라고 말했다.

뮤지컬 ‘밥처럼 옹기처럼’은 5월 서울 공연을 마친 뒤 7월 10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도 두 차례 공연될 예정이다.

 

오페라 ‘메러디스’

6·25전쟁 통에 1만 4000명의 생명을 살린 레너드 라루 선장(마리너스 수사, 1914~2001)을 기리는 창작오페라 ‘메러디스(연출 이혜경)’가 3년 만에 다시 공연된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한 척으로 가장 많은 인명을 구출한 배’로 2004년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1950년 12월 미군의 대대적인 후퇴작전이 진행된 북한 흥남항구에서 짐과 장비를 운반하는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배에 실린 모든 무기를 버리고 피난민을 최대한 태운다. 피난민들도 자신의 짐을 버리면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는 모두 1만 4000명이 탈 수 있었다. 선두에 나선 이가 바로 라루 선장이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28시간을 항해해 12월 24일 부산항에 도착했지만, 이미 피난민이 가득 찼다는 이유로 입항이 거절된다. 라루 선장은 50마일을 더 항해해 크리스마스인 25일 거제도 장승포항에 닻을 내린다. 음식과 물·의약품이 모두 부족했지만 한 명의 희생자도 없었고, 항해 도중 5명의 아기까지 태어나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렸다.

라루 선장을 기리는 오페라 ‘메러디스''는 기존 오페라 양식에 충실하되 한정된 출연진과 제한된 무대에서 ‘기적’을 표현하기 위해 실시간 카메라 연출 등 영화적 리얼리즘을 더했다. 80여 명의 출연진과 강화된 무대, 더 정교해진 영상과 풍성한 음악으로 가혹한 상황에서 피어난 인류애와 감동을 담아낼 예정이다.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6월 6~8일 여섯 차례 공연된다.

한편 미국으로 돌아간 라루 선장은 1954년 뉴저지 성베네딕도회 뉴튼수도원의 수도자가 되어 2001년 선종 때까지 자신의 삶을 주님께 봉헌했다. 그의 수도명은 마리너스(Marinus)로, ‘바다(marine)’가 아니라 ‘성모 마리아(Maria)’에서 따왔다. 현재 마리너스 수사는 교황청으로부터 시복 추진을 승인받은 ‘하느님의 종’으로 신자들의 현양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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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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