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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 회화 그 아름다움 속으로

추원교 칠보 회화 초대전 ‘사는 동안’ ... 6월 22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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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Ⅱ.


국내 금속공예 1호 박사
전통미와 화사한 색감 눈길




추원교(요셉) 작가의 칠보 회화 초대전이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에서 열리고 있다.

칠보는 금·은·구리 등의 금속 표면에 유약을 올린 후 700~900℃에 달하는 고온의 가마에 굽는 과정을 통해 여러 형태와 색채의 장식을 구현하는 공예 기법, 그 공예품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칠보 공예는 이미 삼국 시대부터 확인할 수 있고, 조선 시대에는 귀걸이나 반지, 비녀와 노리개 등의 장신구를 꾸미는 기법으로 발전했다.

국내 금속공예 1호 박사인 추 작가는 전통적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생활에 쓰이는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여러 재료를 칠보와 조합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현했다. 특히 실용적인 면에서 회화적인 아름다움으로 칠보의 미를 확장해,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칠보 회화’의 영역을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 개인의 감성과 서사적 이야기가 담긴 작품 67점을 선보이고 있다. ‘사는 동안’이라는 제목처럼 1950년생인 작가의 유년시절 추억이 담긴 색동 이불과 책가방·곰돌이 인형·자개 서랍장·재봉틀 등 훈훈하고 정겨운 모습이 묻어난다. 작품들은 한국의 전통미와 화사한 색감이 어우러져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작가는 “칠보는 유럽이나 중국·일본 등지에서 영향을 받았다"며 "현대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되 우리 전통의 서정, 한국인의 생활상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얼굴.

 

무명의 그리스도인.
 

사는 동안.

 


시골 할머니 댁의 방을 들여다보는 듯한 작품에는 벽면에 걸린 십자고상도 눈에 띈다. 단순히 금속을 십자가 모양으로 덧댄 모습부터 사람의 눈·코·입이나 팔을 벌리고 있는 듯한 형상까지 다양한 형태와 색으로 표현된 다수의 십자가가 공개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부모 손에 이끌려 세례를 받은 작가는 수원교구 분당 성요한성당의 감실을 제작하기도 했다. 생활에서 너무나 익숙해진 신앙이지만, 작품을 통해 그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다.

작가는 “심오한 철학이나 대단한 믿음이 담긴 작품은 아니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부족함·실수·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며 “누구도 어제를 나무랄 수 없고 내일을 장담할 수 없지만, 신앙은 일상에 너무 익숙해져 있을 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양대학교 명예교수인 추 작가는 한양대학교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모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관장 원종현 신부는 “칠보기법은 같은 색상의 유약이더라도 구워내는 과정이나 밑 재료의 종류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게 표현되는 만큼 작가의 깊은 이해와 연구가 있었기에 칠보 작업의 다양화와 확장이 가능했다”며 “만물이 소생하는 따스한 봄날, 작가가 일평생 구현해온 칠보 공예의 아름다움 속에서 잠깐의 사색에 빠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6월 22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이어진다. 박물관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문의 : 02-3147-2403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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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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