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추모하고
레오 14세 교황 즉위 축하 의미
14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교회음악 전문 합창단 한국오라토리오싱어즈 제38회 정기연주회가 14일 오후 5시 경기도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상 순례의 여정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하고, 새로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을 환영하기 위해 포레의 ‘레퀴엠’과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를 연주할 예정이다.
두 곡은 전 세계 합창단과 성가대에서 자주 연주되는 대표적인 레퍼토리지만, 한 무대에서 공연되는 건 드문 일이다.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그레고리오성가대 지휘자를 역임한 이호중(라파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레퀴엠과 대관식 미사곡을 함께 연주하는 건 전 세계 처음이 아닐까 한다”며 “희년을 맞아 연초에 기획한 프로그램인데, 공교롭게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추모하고 레오 14세 교황님의 즉위를 축하하는 의미까지 담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레(G.Fauré)의 레퀴엠((Requiem, Op.48)은 ‘죽은 자를 위한 레퀴엠’이 아니라 ‘산 자를 위한 레퀴엠’으로 불린다. 일반적인 레퀴엠이 죽음의 공포와 심판을 강조한다면, 포레는 죽음을 평화롭고 온화하게 바라보는 독창적인 시각을 담았다. 특유의 부드럽고 맑은 선율과 따뜻한 화성으로 인해 ‘희망의 레퀴엠’으로도 불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모차르트(W.A.Mozart)의 대관식 미사(Coronation Mass, K.317)는 장엄하고 웅장한 악기 편성과 박진감 넘치는 멜로디 진행으로 청중을 매료한다. 축일의 미사곡답게 밝고 기쁨이 넘치는 우아한 작품으로, 레오 14세 교황을 환영하는 동시에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염원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표현하고자 한다.
이번 무대에는 소프라노 강혜정(보나)·메조소프라노 신현선·테너 정제윤(실베리오)·베이스 성궁용(유스티노)씨가 출연하며, 오르가니스트 김수영(안젤라)·최은정(소피아) 및 성음악 전문연주단체 트리니타스챔버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 안칠라도미니그레고리오성가단도 특별 출연한다.
한국오라토리오싱어즈는 1988년 창단 이후 2023년까지 고 최병철(대건 안드레아) 가톨릭대 명예교수가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로 활동했다. 그 자리를 이어받은 이호중 예술감독은 “정통 전례 음악은 교회 안에서도 연주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최근 콘클라베 및 새 교황님 즉위 미사 등으로 가톨릭 전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레고리오 성가나 라틴어 성가를 배우고 싶다는 문의를 많이 받는다”며 “교회 안팎에서 정통 전례 음악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교회 유산을 잘 계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