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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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고양된 인간’ 성모를 그리다

‘갤러리 1898 성미술 청년작가’ 공모전 당선 이재행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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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행 작가가 첫 개인전에 출품할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美는 존재의 진실된 풍성함
어릴 때부터 ‘진실’에 관심”

코넬대서 순수미술 전공
올해 서울대 종교학과 편입학
“학문, 시각화하고 싶어”




“아름다움은 존재의 진실된 풍성함이잖아요. 그래서 하느님이 아름다운 것 같고, 모든 인간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끌어당긴다고 생각합니다. 자석처럼요.”

‘2025 갤러리 1898 성미술 청년작가 공모전’에 선정돼 첫 개인전을 앞둔 이재행(27, 유스티노) 작가를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만났다. 여러 작업 도구와 작품들로 그야말로 발디딜 틈조차 없는 비좁은 공간에서 그는 이번 전시회 때 선보일 그림과 포스터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간 한국 교회에서 익히 봐온 ‘성미술’과는 결이 꽤 달랐다.

“주제는 성모님인데, 우리 입장에서는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고 초월적인 존재이니까요. 역사적으로 보면 성모님을 다양하게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작품이란 결국 작가의 생각을 표현한 것 아닌가. 그가 지금껏 파악한, 그래서 표현하고 싶은 성모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가장 고양된 인간이죠. 교회의 모상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역설적인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인간성과 여성성, 교회의 유기적인 생명 전체를 다 표상하는 존재로 보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존재죠. 어느 한쪽으로 환원될 수 없고요.”

답변이 다소 현학적인데, 그도 그럴 것이 가톨릭 집안에서 독실한 어머니의 권유로 초등학생 때 세례를 받았으나, 그가 마음으로 신앙을 받아들인 건 미국으로 유학을 간 10대 후반이란다. 청소년 시절 믿음에 대한 의문이 있었고 또 한편으로 그 답을 찾았다는 얘기다. 덕분에 지금은 본당에서 레지오 마리애 활동도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코넬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가 올해 서울대 종교학과에 편입학했다는 것이다. 신앙적으로 더 깊게 파고들자면 가톨릭 관련 학과를 택했을 텐데, 그의 목적은 그보다 ‘진실’ 추구에 있었다.

“어릴 때부터 ‘진실이 뭔지’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전공을 선택할 때 철학도 고려했습니다. 지금도 여러 종교 전통의 비교·신학·정신분석·명상, 그리고 이들에 대한 포괄적인 철학에 관심이 많은데, 가톨릭교회에서 알려주는 도그마가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육화라는 하나의 진실, 무한히 해석 가능한 진실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해석의 틀을 취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종교학과에 편입하게 됐습니다.”

크게 꿈꾸고 폭넓게 경험하고 배우면서 자신만의 길과 새로운 틀을 만들어 가는 게 청년의 특권이 아닐까. 올해 성미술 청년작가로 선정돼 1898 갤러리에 20점 가까운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그 일환일 것이다.

“그동안 명백하게 그리스도교적으로 보이는 작품을 많이 작업하지는 않았는데, 성미술에 관심이 많고 앞으로 그런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영광이겠죠.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열심히 준비해서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학문적으로 파고들어서 그걸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해야겠죠. 그래서 믿음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느님이 거두지는 않잖아요. 제가 얼마나 마음을 여느냐에 따라 그만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행 작가의 작품은 서울 명동 갤러리 1898 제3전시실에서 27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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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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