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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의 클래식 순례] 하세의 오라토리오 <성 아우구스티노의 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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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은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널리 알려진 성인입니다. <고백록>, <신국론> 등 수많은 저서를 쓴 위대한 교회 학자, 교부로서 교회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젊은 시절 방탕한 생활을 하며 방황하다 회심해서 성인이 된 일생도 참으로 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성인의 글을 읽으면 1600년 전에 살았던 분이라는 걸 실감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하고 열정적인데, 어떤 의미로든 불꽃 같은 분이었다고 할 만합니다. 하지만 성인이 「음악(De Musica)」이라는 책을 저술하는 등 음악에도 큰 관심을 가진 사실은 의외로 별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성인은 음악의 본질이나 리듬, 선율을 논했고 음악이 사람을 주님의 진실로 이끄는 도구임을 설파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밀라노에서 성 암브로시오 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서 들은 성가에서 받은 감동이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사람들이 부른 암브로시오 찬가에서 받은 위로 등 생생한 경험을 직접 전해 줍니다.


중세부터 21세기 올라 예일로(Ola Gjeilo)까지, 많은 음악가가 성 아우구스티노의 글을 가사로 쓰거나 성인에게 영감을 받은 음악을 썼습니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바로크 시대 독일 작곡가 요한 아돌프 하세(Johann Adolf Hasse)가 1750년에 쓴 오라토리오 <성 아우구스티노의 회개(La conversione di SantAgostino)>입니다.


18세기 초중반 독일 드레스덴 궁정악단은 유럽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꼽혔습니다. 30년 넘게 궁정악장으로 활동한 하세는 악단의 황금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서 극적인 드라마와 대담한 화성, 가수들의 화려한 기교를 드러내는 음악을 썼습니다. 작품의 대본은 하세의 제자이자 당시 작센 왕국의 왕세자빈이었던 마리아 안토니아가 썼습니다. 그녀는 대본뿐 아니라 작곡, 연주, 노래까지 하는 뛰어난 음악가였습니다.



작품은 성 아우구스티노와 어머니 성녀 모니카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물론 주인공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주님께 향하는 성 아우구스티노입니다만, 아들을 걱정하는 성녀 모니카는 줄거리를 더 실감 나게 하고 음악적으로도 다채로움을 더하는 중요한 역할입니다.


하세는 길고 섬세하면서도 배역의 성격에 따라 뚜렷하게 분위기가 다른 레치타티보를 통해 예리한 극적 기복을 표현했으며, 아름다운 아리아에서는 가수들의 기교를 드러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카스트라토 가수가 남자 주인공을 맡았던 당대 관습에 따라 아우구스티노 성인도 알토이기 때문에 지금 들으면 좀 어색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수단으로 정신적 고뇌와 회개의 눈물을 표현한 하세의 음악은 여전히 감동적입니다. 이 오라토리오는 1750년 드레스덴 궁정 성당에서 초연된 이래 이탈리아 로마에서 체코 프라하에 이르는 유럽 전역에서 연주되며 많은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글 _ 이준형 프란치스코(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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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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