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주제 국내외 작가 작품 선보여
23일까지 서울 정동 산다미아노 카페
‘ANIMA+L: 모든 피조물과의 돌봄과 동행을 기념하며’ 전이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내 산다미아노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필리핀 출신의 안재선(성골롬반외방선교회, 안티케라 제이슨) 신부 등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동물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을 통해 창조 세계에 대한 관심과 돌봄, 즉 ‘피조물 보호’의 신앙적 실천을 되새기고자 한다.
안 신부는 “영어 단어 ‘animal’은 라틴어 ‘animalis’에서 유래하며, 이는 ‘숨결’ 또는 ‘영혼이 깃든 존재’를 뜻한다”며 “전시에서는 Anima(영혼)+L(Life,삶)의 영성을 담아 동물이 지닌 아름다움과 존엄,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피조물로서의 의미를 예술 언어로 조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 미술 사목의 일환으로, 선교회가 집중하고 있는 ‘생물 다양성’이라는 사목 주제와 연결된다.
전시가 열리는 장소와도 연관이 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인 10월 4일은 ‘세계 동물의 날’이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동물과 자연을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사랑하고 보호하는 삶을 살았고, 하느님 숨결이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해 그들을 형제자매로 부르며 복음을 전했다. 세계 동물의 날은 교회 전통에 따라 성인의 축일에 동물 축복식을 거행한 데서 비롯됐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이같은 의미와 취지에 동참하는 국내외 작가 36명이 동참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필리핀·미국·독일·영국 등 다양한 문화와 삶의 배경을 지닌 작가들이 회화를 중심으로 디지털 아트·사진 등 총 7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함께했던 반려동물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을 담은 작가도 있고, 노아의 방주처럼 성경 속 이야기나 성인과 관련된 동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도 있다. 전체적으로 생명과 자연에 대한 경외와 메시지를 담았다.
“모든 피조물은 그 각자의 자리를 세상에 마련해 주신 하느님 아버지의 온유함의 대상입니다. 가장 하찮은 것의 덧없는 생명조차도 하느님 사랑의 대상이며, 아주 잠깐 살아 있어도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사랑으로 감싸주십니다.”(「찬미받으소서」 77항)
안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언급하며 “반려동물이 우리 삶의 치유와 안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점에 매우 의미 있는 전시라고 생각한다”며 “신앙 안에서 창조 세계를 바라보고, 생명과 자연에 대해 함께 성찰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23일까지 주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