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7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이준형의 클래식 순례] 아우프슈나이터의 소나타 <성 그레고리오>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9월 3일은 성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입니다. 흔히 대교황(Magnus)이라 불리는 그레고리오 1세 교황(재위 590~604)은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중 한 분으로 탁월한 저술가이고, 영국에 사절단을 보내는 등 선교에 힘썼으며, 깊은 신앙과 탁월한 행정 능력을 겸비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고대를 마무리하고 중세를 연 장본인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적으로는 역시 ‘그레고리오 성가’를 빼놓을 수 없겠죠. 물론 우리가 오늘날 그레고리오 성가라고 부르는 단성가는 사실 훨씬 훗날인 9세기 말 프랑크 제국에서 최종적으로 정리한 것이고, 오랫동안 널리 퍼진 전설처럼 그레고리오 교황이 실제로 작곡하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하지만 교황은 전례 개혁에 크게 공헌했고, 또 전례음악을 위한 ‘스콜라 칸토룸(Schola Cantorum)’을 재정비하면서 각지의 다양한 단성가 전통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도록 이끌었으니, 가톨릭교회의 공식 성가에 그분의 이름을 붙인 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결과입니다. ‘음악가의 주보 성인’으로 존경받아 마땅한 분이죠.



오늘은 그레고리오 1세 교황을 주제로 한 독특한 작품을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크 시대의 오스트리아 작곡가 베네딕트 안톤 아우프슈나이터(Benedikt Anton Aufschnaiter, 1665~1742)입니다.


아우프슈나이터는 빈에서 공부했고, 1705년 파사우 제후 대주교의 궁정악장이 되어 세상을 떠날 때까지 활동했습니다. 그가 남긴 작품은 대부분 교회음악으로, 오랫동안 잊혀졌다가 최근 들어서야 조금씩 재평가를 받는 중이지만 아직 많은 작품이 독일과 오스트리아 곳곳의 수도원 도서관에 잠들어 있습니다.


사실 바로크 시대 독일어권 음악 가운데 중부와 북부 독일 음악은 많이 알려졌지만, 오스트리아와 남부 독일 음악은 이런저런 이유로 오랫동안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했고 최근에야 그 진가가 드러나고 있지요.


아우프슈나이터의 작품 중 1703년 출판된 <둘치스 피디움 아르모니에(Dulcis Fidium Harmoniae)>는 아주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제목은 ‘달콤한 현악 작품집’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여덟 곡의 교회 소나타를 모아놓은 작품집입니다. 당시에 이런 작품집은 대개 여섯 곡이나 열두 곡으로 한 세트를 만든 데 반해 아우프슈나티어는 여덟 곡을 모았습니다. 앞의 네 곡은 각각 서방교회의 4대 교부에게, 뒤의 네 곡은 네 명의 복음사가에게 헌정했습니다.


그중 첫 곡이 <소나타 1번 성 그레고리오(SonataⅠ S. Gregorii)>, 바로 성 그레고리오 대교황에게 헌정된 작품입니다. 작품은 두 부분으로 나뉘었고 정열적인 음악과 명상적인 음악이 교차하는 구성하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행정관에서 수도자를 거쳐 교황직을 수행했던 그레고리오 대교황의 역동적인 삶을 묘사하는 듯합니다.



글 _ 이준형 프란치스코(음악평론가)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08-2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8. 27

이사 26장 8절
당신의 판결에 따라 걷는 길에서도, 주님, 저희는 당신께 희망을 겁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