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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 축복처럼 꽃 비가」…장영희 교수가 남긴 문학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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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선종한 장영희(마리아) 교수의 마지막 산문집 개정판이 출간됐다. 1주기를 추모해 미출간 원고를 묶었던 것으로, ‘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라는 부제를 달았다. 초판은 장 교수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편지와 사진, 노래 등이 실려 유고집 성격이 강했으나, 개정판은 저자의 문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면 편집한 것이 특징이다. 

 

 

1부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는 장 교수가 사랑한 사람과 풍경을 다뤘고, 2부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는 작가가 애정을 쏟았던 영미 문학 이야기를 실었다. 3부는 책에서 인용한 작품들을 정리해, 독자가 원문과 전문을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시와 소설은 물론 연설문과 동화, 가사까지 아우르며 저자가 애정 어린 시선으로 소개한 모든 작품을 담았다. 

 

 

책 전반에는 영문학자, 에세이스트, 다정한 가족의 삶을 살아간 그의 숨결과 사유가 고스란히 담겼다.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뜻하지만, 세잎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한다고 하지요. 행운의 네잎클로버는 보이지 않더라도, 일부러 찾지 않고도 발밑에 차이는 게 행복이라는 뜻이겠지요. 희망, 믿음, 사랑 자체가 행운보다 훨씬 더 소중한 행복이니까요.”(259쪽) 

 

 

그는 일상에서 마주한 작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세잎클로버처럼 흔하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강조했다.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면모도 그대로 드러난다. 

 

 

평소, ‘자신을 살게 하는 근본적 힘이 문학’이라고 했던 저자는 “나는 기동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문학을 통해 삶의 많은 부분을 채워왔다 보니, 이제는 내 스스로가 문학의 한 부분이 된 듯하다”고 말했었다. 이번 산문집에서는 그가 사랑한 영미 문학의 고전과 숨은 명작 들 가운데 각별히 아끼고 사랑한 구절들이 발췌돼 소개됐다. 

 

 

“저마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이상향, 은하수가 어디인지 알고 있지만 사회라는 거대한 톱니바퀴에 깔려서 버림받고 서서히 파괴되어 가는 사람들을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역설적으로 죽음을 통해 다시 억새풀처럼 끈질기게 태어나는 삶이다.”(''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 175쪽)

 

 

이해인 수녀(클라우디아·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는 추천의 글에서 “그대는 우리에게 따뜻하고도 겸손한 희망의 불이 되었다"며 "그대를 향한 그리움 모아 일상의 밭에 묻힌 진실의 보석을 찾아 열심히 갈고 닦는 기쁨의 사람들이 되겠다”고 전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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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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