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국내 클래식 무대에는 신앙과 예술이 빚은 교회 음악의 정수가 울려 퍼진다. 독일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합창단 내한 공연을 시작으로 국립합창단과 고(古)음악의 거장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가 이끄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잇따라 관객을 찾는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의 유산을 품은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합창단은 1212년 성 토마스 수도원에서 유래해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 온 세계적 합창단이다. 바흐는 1723년부터 1750년까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마태수난곡> 등 자신의 합창곡 대부분을 합창단과 초연했다.
성 토마스 합창단은 바흐 이후 18번째 음악감독 안드레아스 라이즈와 함께 9월 11일 광주예술의전당에서 몬테베르디의 <예루살렘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바흐의 <두려워 말라> 등을 연주한다. 이후 합창단은 12일 부산콘서트홀, 13일 부천아트센터, 14일 통영국제음악당 등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국립합창단은 1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드보르자크의 대규모 오라토리오 <스타바트 마테르>를 들려준다. <스타바트 마테르>는 중세 성가 ‘슬픔에 잠긴 성모(Stabat Mater Dolorosa)’를 바탕으로 지어진 곡이다. 드보르자크는 세 자녀를 잃은 깊은 슬픔 속에서, 고통을 신앙적 희망과 구원의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는 자신이 1970년 창단한 바로크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와 함께한다. 작곡 당시의 악기 편성과 주법을 재현하는 ‘원전 연주’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이들은 바흐의 를 연주한다.
바흐가 25년에 걸쳐 완성한 는 섬세한 솔로와 극적인 합창 등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미사 전례문에 따라 키리에(자비송), 글로리아(대영광송), 크레도(신앙고백), 상투스(거룩하시도다), 아뉴스 데이(하느님의 어린양) 등 5부 총 24곡으로 구성됐다. 필리프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갈레 겐트의 무대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19일 대전예술의전당, 20일 아트센터인천에서 만날 수 있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