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시장」의 김홍신(리노) 작가의 서정 시집이다. 소설가로 한국문학의 대중적 지평을 넓힌 그가 시집을 내놓은 것은, 장르적 실험을 넘어 삶의 진액을 압축해 전하려는 시도다.
4부로 구성된 시집은 화려한 기교나 난해한 관념 대신 소박한 언어로 채워졌다. 구어체의 어법을 빌린 시편들은 격언처럼 짧고 단단한 문장으로 인생의 지혜를 전한다. 자연과 세상을 관조하며 얻은 깨달음, 긴 세월 속에서 길러낸 연륜의 힘이 시마다 담겨 있다.
평론가 김종회는 “김홍신의 시는 조촐하지만, 품격 있고 의미 깊다”고 평했다. 시집은 그의 소설이 담아내지 못한 내밀한 성찰을 가능케 하며, 독자에게 편안한 공감과 각성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단순한 서정 시집을 넘어서, 오랜 문필 활동을 통해 빚어진, 작가의 ‘시로 쓴 인생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