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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임실N치즈축제, 10월 8~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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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환 신부(왼쪽)가 산양유로 치즈를 제조하고 있다. 출처=임실군 홈페이지


1960년대 벨기에의 한 젊은 신부가 전라북도의 척박한 산골 땅을 밟았다. 브뤼셀에서 태어나 1958년 사제품을 받은 그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에 28세 나이로 입국한 청년이었다. 1960년 전주 전동본당과 부안본당에서 사목한 뒤 1964년 임실본당 주임으로 부임하면서 농민들을 먹여 살릴 방법을 고민했다.
 

국내 최초로 임실에 치즈 공장을 세운 지정환 신부. 가톨릭평화신문DB

그러던 중 완주의 한 사제가 선물한 산양 두 마리로 산양유 치즈 생산에 도전했다. 그는 치즈 생산 기술을 배우기 위해 유럽의 공장을 돌며 장인들에게 치즈 생산 비법을 배워왔고, 1967년 5월 국내 최초의 치즈 공장을 세웠다. 국내 치즈 생산은 임실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퍼졌고, 임실은 한국 치즈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됐다. 6년 전 세상을 떠난 지정환 신부 이야기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처음 치즈를 맛본 것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 알려진다. 미군 부대를 통해 들어온 가공치즈와 원조 물자의 통조림 치즈다. 지정환 신부가 생산한 치즈는 ‘한국 치즈의 원조’로 불리며 전국으로 퍼졌다. 그는 목표했던 치즈 생산을 이루자, 주민들에게 기술과 권한을 대가 없이 모두 넘겼다. ‘임실 치즈’는 신부가 농민들에게 남긴 사랑의 선물이었다. 치즈 공장이 자리 잡은 뒤 그는 운영권과 소유권을 조합에 완전히 이양하고, 전세 아파트에 머물며 장애인을 돌보는데 헌신했다.

 

임실N치즈축제 포스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 치즈는 더 이상 낯선 먹거리가 아니다. 올해도 임실군은 10월 8~12일 임실치즈마을과 임실읍 일원에서 ‘제11회 임실N치즈축제’를 연다. 대형 쌀피자 만들기, 숙성치즈 굴리기 등 10개 분야 70여 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지정환 신부의 발자취가 깃든 전주교구 임실본당(주임 김광석 신부)도 축제 기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성당 내에 음식관을 운영하고, ‘지정환 신부님과 치즈이야기’를 알리는 자리도 마련한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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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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