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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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굽은 허리와 손가락 관절염으로 고통

갑작스레 남편 떠나고 삶의 의욕 잃어... 병원비 걱정에 허리수술 엄두 못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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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앉아 있던 서정숙 할머니가 허리가 아파 책상을 짚고 힘겹게 일어서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1번 출구로 나오니 주상복합과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다. 잘 닦인 인도를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신도림동성당이 보인다. 성당을 지나쳐 조금 더 걸어가 마주하는 왕복 8차선 도로 건너편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재개발이 안 된 오래된 다세대와 연립주택들이 촘촘하다. 서정숙(마리아, 82, 신도림동본당) 할머니는 다세대 주택 1층 입구에 딸린 39㎡ 남짓한 방에서 살고 있다. 올해 2월 남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뒤로는 좀처럼 집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

“아저씨(남편)가 건강했는데, 갑자기 갔어요. 갑자기?. 아직도 생각나요.”

남편 죽음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서 할머니는 먼 곳을 응시하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서 할머니와 남편은 동네에서 소문난 사이 좋은 부부였다.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부부는 식당에 오는 신자 손님들 권유로 세례를 받았다. 점차 나이가 들고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부부는 10여 년 전 식당을 접고 기초생활수급비로 근근이 살아왔다. 슬하엔 자녀가 없고 친척들과 연락이 끊긴 지 오래여서 가족이라곤 오로지 둘뿐이었다. 그러다 남편의 죽음으로 서 할머니는 혼자가 됐다.

“손가락이 너무 아파서 자다가 한밤중에도 잘 깨요. 겨우 일어나서 뜨거운 물 받아다가 손을 담가야 견딜 만하고요.”

서 할머니는 오랜 식당일로 휘어버린 손가락을 연신 문질렀다. 열 손가락 중에 제대로 펴지는 손가락이 하나도 없다. 관절염으로 손가락 마디마디가 쑤시지만, 협착증으로 기역자로 굽은 허리 통증엔 비할 바가 아니다. 허리 중간에 불뚝 튀어나온 뼈 때문에 다리도 저려 제대로 걸을 수가 없는 상태다. 4월경 허리 수술을 예약했지만, 남편이 사망하자 수술이고 뭐고 삶의 의욕을 잃었다. 그나마 동네 주민들과 본당 신자들이 수시로 서 할머니를 찾아와 챙겨주는 덕에 버틸 수 있었다.

서 할머니를 돕고 있는 본당 요한봉사회 조미향(도미니카) 회장은 “작은 것이라도 생기면 늘 주변에 나눠주고 사셔서 동네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면서 “할머니가 혼자 되면서 사정이 너무 딱해졌다”고 말했다. 방을 구하느라 LH를 통해 받은 대출금 8750만 원은 고스란히 빚이다. 대출 이자를 내고 생활비를 쓰고 나면 남는 돈이 없는 데다 남편까지 떠났으니 서 할머니는 하루하루 쪼그라드는 기분이다. 허리 수술을 받고 나면 혼자 움직일 수 있어 그나마 삶이 나아지련만, 병원비와 약값을 생각하면 까마득해진다.

조 회장은 “할머니가 수술을 하고 웃음을 되찾으셨으면 좋겠다”면서 “평생 바르게 열심히 사셨는데, 남은 삶이라도 편안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후견인 - 서울 신도림동본당 주임 김동춘 신부

“서정숙 자매님은 평소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본보기가 되신 분입니다. 갑작스레 남편을 떠나 보내고 아픈 몸을 이끌고 홀로 살아가는 자매님이 여러분의 사랑으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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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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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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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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