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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 “나를 끝까지 이해하고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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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마태오·서울대교구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의 「끝까지 사랑하는 마음」 북토크가 10월 30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약 300명의 청중이 자리한 가운데 열렸다. 가톨릭신문사(사장 최성준 이냐시오 신부)와 김영사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가톨릭신문의 문화사목 활동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70분 넘게 이어진 강연에서 홍 신부는 자신의 우울증과 알코올중독, 자살 충동을 느끼며 좌절했던 기억을 거침없이 털어놨다. 44세 때 계곡 다리 위에서 삶을 끝내려 했던 순간,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날 거냐”라는 허공의 목소리에 “죽기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돌아섰다는 고백이 이어졌다.


“그때까지 저는 나를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어요. 오히려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더 착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넌 루저야’, ‘넌 못났어’ 등의 말을 항상 되뇌다 보니 당연히 우울과 불안감을 지니게 됐고, 사제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그런 감정이 지속됐어요.”


홍 신부는 상담을 통해 자신을 짓누른 것이 양심인 척하는 ‘내사(Introjection)’라는 내면의 폭군임을 깨달았다. “심리학 책에서 그 부분을 보며 밤새도록 울었는데 속이 시원했어요.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니었구나’, ‘나를 몰아세운 것은 바로 나였구나’라는 것을 마주했죠.”


이날 홍 신부가 강조한 것은 세 가지였다. 첫째는 ‘자기를 끝까지 이해하고 사랑하라’ 둘째는 ‘어떤 역경 속에서도 버티는 자가 승자다’, 마지막은 ‘잘 놀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홍 신부는 "나는 자신을 비난하지 말고 절대적인 아군이 되어야 한다"며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스스로를 적으로 돌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개발 지역 성당에서 깡패들의 협박을 받으며 5년을 버틴 이야기는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새벽 4시에 베토벤을 최대 볼륨으로 틀어놨죠. 듣다가 죽어라 하면서요. 그런데 한 달쯤 지나니 제 속이 시원한 거예요. 클래식 음악 감상은 영혼의 샤워더라고요."


당시 명화 복제품으로 사제관을 장식하고, 좋은 향을 맡고, 일식 삼찬으로 식사를 차려 먹으며, 머리에 젤을 발라 단정하게 다녔던 구체적인 생존 비법을 제시한 홍 신부는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어도 깔끔하게, 또 저렴하면서도 우아하게 살라"고 조언했다.


강연 말미에 홍 신부는 “사람 마음 안에는 다 꽃이 있다"며 "제 역할은 여러분 마음 안에 있는 돌덩이를 치워드리고, 그 꽃이 만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한 참석자는 “자기혐오와 열등감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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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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