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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서간 예술가들…천경자·알도 마누치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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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인간과 삶, 사회를 성찰하는 전시들이 잇따라 마련됐다. 고(故) 천경자 작가(데레사, 1924~2015)의 회고전과 르네상스 시대 책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부암동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천경자 작가 작고 10주기를 맞아 특별기획전 ‘내 슬픈 전설의 101페이지’로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6년 열린 작가의 생전 마지막 개인전 ‘내 생애 아름다운 82페이지’ 이후 약 20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전시다.


‘사회에 저작권과 작품을 환원한 최초의 화가’, ‘세계를 누비며 자신을 해방시킨 천옥자’, ‘포탄 속에서 피어난 꽃’, ‘운명의 굴레를 벗어던진 당당한 여성 초상화’ 등의 테마로 구성된 전시는 당대 여성의 롤모델이었던 천 작가와 그 작품들을 조명한다.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산이 보이는 초원과 코끼리를 탄 나체 여인의 모습을 담은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화려한 꽃과 나비가 날아드는 배경 속 고독한 여성을 그린 <고(孤)> 등 그의 작품 속 여성들은 당당하고 독립된 주체로 나타난다.


전시에서는 두 작품을 포함해 194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이르는 채색화 80여 점과 150여 점의 삽화와 사진, 편지 등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소개된다.



인천 송도동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는 책의 대중화를 이끈 알도 마누치오(1449~1515)의 작품과 세계관을 다룬 ‘천천히 서둘러라: 알도 마누치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출판인’ 전시가 열리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출판인이었던 마누치오는 인쇄소를 직접 세우며 지금과 같은 형태의 종이책을 만들었다. 당시 소수 특권층만이 소유해 온 책의 경계를 허물어 ‘종이책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번 전시는 로마국립중앙도서관, 국립마르차나도서관과 함께 그가 남긴 문화유산을 조명하는 자리로, 마누치오 가문의 대표 출간 책 46점을 비롯해 총 53점의 책을 선보인다.


특히 1515년 출간된 단테 「신곡」(개정판)에 수록된 삽화 <지옥도>를 관람할 수 있다. 개정판에는 초판과 달리 지옥에서의 처벌과 죄악의 개요 등 지옥의 모습과 구조가 세밀히 묘사됐다. 또한 1500년 출간된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의 가장 경건한 편지」도 공개된다. 성녀 카타리나가 남긴 368통의 편지를 모은 서간집이자, 세계 최초로 ‘이탤릭체’가 사용된 책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는 라틴어 ‘iesus’가 이탤릭체로 새겨진 목판화가 함께 실려 있다.


이외에도 「지리학」(1482), 「라틴어 문법」(1493), 「베르길리우스 전집」(1501), 「데카메론」(1522) 등 르네상스 출판의 정수를 담은 희귀본이 전시된다. 두 전시 모두 2026년 1월 25일까지.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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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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