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 관계의 어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현대인의 삶은 크고 작은 불안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시대에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을 중심으로 마태오복음을 새롭게 조명한 책이 출간돼 시선을 모으고 있다.
마태오복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두려워하지 마라’라는 표현이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한다. 예수님의 탄생과 공생활,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라는 파스카 사건으로 완성되는 하느님의 구원 역사와 함께하는 이 표현은 사실상 마태오복음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그런 관점에서 저자 이민영 신부(예레미야·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는 ‘두려워하지 마라’를 핵심어로 삼아 마태오복음을 읽으며, 예수님이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살핀다.
복음에 총 여덟 번 등장하는 이 말은, 주님의 천사를 통해 두 번(1,20; 28,5), 예수님을 통해 여섯 번(10,26.28.31; 14,27; 17,7; 28,10) 선포됐다. 이 신부는 “주님의 천사는 하느님의 대리자이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을 보여 주시는 아드님”이라며, “따라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분은 바로 하느님이시다”라고 전한다.
그 이야기를 듣는 대상은 예수의 양아버지인 요셉과 제자들 그리고 여인들이다. 이들은 ‘하느님의 협력자’이고 넓은 의미에서는 ‘하느님의 제자’이므로, 결국 이 말씀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여러 장면에서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저 안심하고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를 향한 부르심이다. 부활 아침, 마태오복음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두려웠지만, ‘크게 기뻐하며’(28,8) 급히 부활 소식을 전하러 간다. 여기서, ‘두려움’에도 여인들을 서둘러 움직이게 한 큰 기쁨의 원천은 ‘큰 기쁨’이었다.
“부활 이야기에서 되풀이되는 ‘두려워하지 마라’(5,10)라는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메시지를 분명히 담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은 모든 이의 두려움을 없애 주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인간에 대한 극진한 사랑이 죽음을 물리치고 두려움을 이겼습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202쪽)
저자는 ‘두려워하지 마라’라는 메시지가 곧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존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제자로 살아가는 데 있어, 이 말씀은 복음을 당당하게 선포해야 하는 합당한 자세를 일깨운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실현된 하느님의 놀라운 신비 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하며,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르는 제자 됨의 길에서 망설이고 주저하는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책은 월간 「빛」에 1년간 연재한 글과 교황청립 성서대학 박사학위 논문 「마태오 복음서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표현의 기능에 관한 연구」의 일부를 엮은 것이다.
마태오복음의 구조에서부터 차근차근 내용을 풀어가는 저자는 편안하고 친근한 문체로 ‘두려워하지 마라’의 복음을 설명한다. 덕분에 네 복음 중 분량이 가장 길면서 수많은 가르침과 설교, 비유와 이야기로 구성돼 자칫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마태오복음이 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