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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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의 연설 모음집 「평화가 모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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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과 갈등이 심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어떤 가치에 의지해야 하는지’를 더욱 절실히 묻게 된다. 교황청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다.

레오 14세 교황의 초기 연설과 강론을 엮은 책은 새 시대 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주는 참고서가 될 만하다.

교황이 즉위 직후 밝힌 메시지를 발표 순서대로 담은 책에는 전 세계 신자는 물론 각국 지도자, 주교단과 추기경단, 새 사제들, 청년과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메시지 28편이 실렸다.


청중은 다르지만, 교황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키워드는 명확하다. 평화, 사랑, 일치, 경청이다. 국제 갈등과 전쟁, 혼란스러운 디지털 환경,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가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연대를 위협하는 지금, 교황은 ‘무장하지 않은 평화’, ‘말을 순화하는 용기’, ‘사랑 안에서의 일치’를 인류가 붙들어야 할 가장 현실적인 가치라고 강조한다. 


“평화는 우리 각자에게서 시작됩니다. 다른 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에게 귀 기울이고 그들에 대해 말하는 방식에서 움터 나오는 것입니다”(47쪽). 


교황은 평화를 거창한 선언이나 구호가 아닌, 일상의 언어와 태도 문제로 풀어낸다.


교황의 발언은 오랫동안 종교적 지위를 넘어 국가·정치·경제를 초월하는 ‘윤리적 나침반’으로 영향을 끼쳐 왔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넘어서는 우리 시대의 드문 공적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레오 14세 교황 역시 즉위 직후부터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분열의 시대 속에서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담겨 있다.


책은 바티칸뉴스 한국어판 책임자 한영만(스테파노) 신부가 감수를 맡아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였다. 글마다 한 신부의 해제를 붙여 맥락과 배경을 설명하고 있기에, 신학적 배경이 없더라도 교황의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은 혼란의 시대 한가운데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돕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안내서다. 새 시대를 여는 교황의 첫 언어는 오늘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를 다시 묻게 한다.


한영만 신부는 감수자의 글에서 수도자, 선교사, 교육자이며 행정가로서의 레오 14세 교황의 면모를 소개하며, “교황님의 글을 읽으며 그분 말씀에 담긴 의미를 깊이 느껴 보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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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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