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거장 황석영 작가가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600년의 세월을 겪은 팽나무 ‘할매’를 중심축으로 이 땅의 아픈 역사와 민중의 삶을 장대하게 엮어낸다.
작품은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이 결코 분리될 수 없으며, 모든 존재가 거대한 인연의 그물망 속에서 순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유분도’, 순교자의 후손이자 평생을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유 방지거’ 신부가 파괴된 땅을 지키기 위해 연대하는 모습 등 가톨릭 신자들이 공감할 요소도 적지 않다.
집필의 계기는 저자가 전주교구 문정현·규현 형제 신부가 300년 된 팽나무를 지키고, 또 새만금 방조제 공사에 반대하는 환경운동에 나선 내용을 접하면서다. 황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환경 문제’와의 만남을 통해 “지구가 겪어내는 인간 문명에 관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쓰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