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 모더니즘까지 유럽의 미술 발전사를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갤러리1898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대형 미술관까지 아름다운 색채로 올겨울을 수놓고 있는 주요 전시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는 ‘유럽의 500년 그림에 담기다: 르네상스에서 모던 클래식까지’가 1월 9일부터 18일까지 마련된다. 전시를 주관한 유로 오스트리아 아츠 김진수(시몬) 대표가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부터 40여 년 동안 직접 수집해 온 1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는 르네상스를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가져온 15세기 화가 겸 조각가 알브레히트 뒤러를 비롯해 구스타프 클림트,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등 유명 화가와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 온 여류 화가 등의 작품을 통해 시대별 화풍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그림과 편지도 전시된다.
특히 전시 작품에는 <성 가밀로와 환자>,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책을 들고 있는 바오로> 등 성화도 다수 포함돼 오래전 작가들이 남긴 신앙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바로크 이후 유럽의 각 지역은 나름의 독창적 특성과 경향을 갖고 발전해 왔다”며 “예술가들이 보여 준 고뇌와 창조의 과정에서 나타난 ‘빛’을 감상해 보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김 대표는 그간 전시를 통해 베트남 다문화 가정을 지원해 왔으며, 이번 전시 수익금도 아이들의 대학 등록금 등 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전시 기간 중 토요일과 주일 오후 4시에는 도슨트 해설도 예정돼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는 ‘오랑주리-오르세미술관 특별전: 세잔, 르누아르’가 열리고 있다.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거장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와 폴 세잔의 명작 5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모네의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오랑주리 미술관의 소장품들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세잔은 작품의 구조와 질서를 중시한 반면, 르누아르는 부드러운 색채의 조화를 강조한 화가로 유명하다. 전시는 야외 풍경, 정물, 인물 등 주제에 따른 두 작가의 작품을 연이어 배치해, 서로 다른 표현법으로 인상주의를 확장시킨 두 거장의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폴 세잔의 <수프 그릇이 있는 정물>과 <세잔 부인의 초상>, 르누아르의 <복숭아>와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 등 작품은 두 거장이 지닌 화풍의 차이를 극명히 나타낸다.
세실 지라르도 오랑주리 미술관 큐레이터는 “독창적인 두 화가의 작품 세계를 한데 엮어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방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고 밝혔다. 전시는 1월 25일까지 이어지며, 도슨트 프로그램은 하루 2회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