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1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인터뷰] 「유럽 수도원 순례 1」 펴낸 김정우 신부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2006년 유럽 중심부의 유서 깊은 수도원들을 찾았던 첫 순례 이후, 김정우 신부(요한 사도·대구대교구 성사전담)는 2025년 12월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의 수도원을 순례하며 신자들을 지도해 왔다.


베네딕도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는 수도회들과의 만남을 비롯해 동유럽의 동방 수도원, 이집트 사막 수도원, 한국에 진출한 수도회들의 모원을 찾는 여정 등 주제와 지역을 달리하며 21차례 이어진 순례는 한국교회 안에서도 독특한 발자취로 평가받는다.


최근 출간된 「유럽 수도원 순례 1 : 정통 영성을 찾아서」는 수도원이라는 공간을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의 뿌리와 깊이를 성찰해 온 여정을 정리한 기록이다.


책은 매회 순례를 떠나며 품었던 마음을 전하는 프롤로그로 문을 열고, 현장에서 마주한 수도원의 모습과 소회, 해당 지역과 수도원의 교회사적·역사적 배경을 차분히 풀어낸 뒤 에필로그로 마무리된다. 순례자의 노트인 동시에 수도원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담아낸 인문적 성격의 저작으로 읽힌다.


이번 책에는 1차부터 10차까지의 수도원 순례 이야기가 실렸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 수록된 사진들은 순례의 분위기와 현장감을 더하며, 마지막 부분에는 수도원과 수도 생활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김 신부는 “신심의 내재화와 사랑·겸손, 자아 발견으로 나아가는 심층 종교로의 사목적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수도원 순례가 오늘날 심층 종교가 지향하는 하나의 사목적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널리 소개하고 싶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수도원 순례는 김 신부가 1980년대 후반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부터 마음에 품어왔던 여정이기도 하다. 학업과 사목을 병행하며 때로 지칠 때, 빈 근교의 수도원들을 하나씩 순례하며 위로를 얻었고, 그 과정에서 ‘수도원이야말로 신앙의 보고이자 교회 역사의 뿌리’라는 인식이 깊어졌다. 귀국할 때 수도원 관련 책자와 자료들을 가득 챙길 만큼 관심을 간직해 온 그는, 2006년 가톨릭신문의 제안으로 마침내 첫 순례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 순례가 ‘잠시’가 아니라 ‘오래’ 이어질 수 있었던 힘에 대해 김 신부는 “시대적 필요성을 일깨워 주신 성령의 이끄심”을 꼽았다. 특히 “순례단 각자에게 내려주신 ‘신앙 감각(Sensus Fidei Fidelium)’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성지나 로마 중심의 순례에 집중돼 있고, 다양한 순례 프로그램이 부족한 현실 속에 매번 새로운 주제와 장소로 떠나는 수도원 순례를 통해 순례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한 점도 지속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왜 수도원을 찾는가’라는 질문에 김 신부는 “수도원은 완벽한 복음적 가치를 살아보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된 공간”이라고 답했다. 이어 “1500년 동안 청빈과 정결, 순명의 삶을 인간적인 나약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실천해 온 수도자들의 의지와 노력의 역사가 켜켜이 스며 있는 곳이 바로 수도원”이라며 “그곳을 찾는 발걸음은 신앙의 첫 자리이자 기도 영성의 근원을 찾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수도원의 역사는 살아 있는 신앙의 현장이며, 신앙인으로서 삶의 깊이를 더하고 삶을 배우는 도량”이라면서 “이 책이 수도원을 통해 펼쳐진 그리스도교의 역사와 영성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전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12-3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12. 31

토빗 4장 6절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성공을 거둔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