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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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떨어져 충격 클땐 기도로 마음 다잡죠”

교황님과 세례명 같은 뮤지컬배우 이창용 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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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물랑루즈!’에서 몬로스 공작으로 열연 중인 이창용 배우. CJ ENM 제공


뮤지컬 ‘물랑루즈!’서 악역 몬로스 공작 맡아 열연

“성녀 비르지타의 기도·매듭을 푸는 기도 매일 드려”

슬럼프 왔을 때 어머니 권유로 묵주기도하며 극복



“일을 시작한 뒤로는 성탄 미사는 거의 못 갔어요.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지난 성탄 전야 미사에 갔는데, 며칠 뒤 가톨릭평화신문사에서 전화가 와서 신기했어요.”(웃음)

무슨 일을 하기에 성탄 미사에 참여하기 힘든 걸까. 새해 시작과 함께 만난 그는 뮤지컬배우 이창용(레오)씨다. 이제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많을 것이다. 뮤지컬은 평일 저녁에 공연이 시작되고, 토요일과 주일 등 이른바 빨간 날에는 2회 공연이 많다. 남들 쉴 때 더 바쁜 그를 만나기 위해 뮤지컬 ‘물랑루즈!’가 공연되고 있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로 찾아갔다.

“11월에 이사를 했거든요. 리허설 중이라 뒤늦게 교적을 옮기고 판공성사도 봤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네요.”

만나자마자 이런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 이유는 기자로, 배우로 꽤 오랫동안 알아왔고, 가톨릭 신자인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10년쯤 전일까. 공연 전문지에 기고하던 기자의 묵주반지를 보고 세례명을 묻더니, 본인은 길음동본당 성가대 출신이고 미사에 열심히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이창용 배우의 데뷔작이 ‘알타보이즈’이기도 하다.

“부끄럽네요.(웃음) 요즘은 활동을 많이 못 하고 있어요. 예전 본당에서도 우연찮게 하는 일이 알려져서 독서도 하고, 행사 때 노래한 적도 있지만, 공연 때문에 주기적으로 활동하기는 힘들더라고요. 연습이나 모임에 자꾸 빠지면 민폐잖아요.”

그래도 지난해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됐을 때는 누구보다 반가웠다.

“기분이 남다르더라고요. 흔한 세례명은 아니라서 본당에 한 분 정도 계실까 한데. ‘레오’는 독실한 어머니가 지어주신 세례명이에요. 성당과 집이 멀어서 첫영성체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받았는데, 이후 전례부나 성가대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무대에 서는 일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뮤지컬 <물랑루즈!>에서 몬로스 공작으로 열연 중인 이창용 배우. CJ ENM 제공


그는 현재 뮤지컬 ‘물랑루즈!’에서 원하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취하는 몬로스 공작을 연기하고 있다. 이창용 배우의 대표 캐릭터인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 ‘쓰릴 미’의 나(네이슨) 등 유순하고 선한 이미지의 배역과는 상당히 다르다. 하지만 어찌나 능청스럽게 연기하는지, 무대에서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었고 배우로서 여유도 좀 생겨서 그런지 너무 재밌어요. 종종 악역이라 부를 수 있는 역할을 했는데, 그러면 공연장 안에서도 되게 외로워요. 저만 동떨어진 역할이니까. 그런 차원에서 원작인 영화의 공작보다는 현실적이고 밉지 않은 이미지로 담아내고 싶었어요. 라이선스라서 매뉴얼대로 해야 하지만, 다행히 제안하면 수용해주는 프로덕션이거든요. ”

원래 이미지라면 크리스티안(진실한 사랑을 꿈꾸는 무명의 천재 작곡가) 역에 더 가깝지 않나.

“지금도 하라고 하면 잘할 수 있는데(웃음) 뮤지컬 시장에 티켓파워나 인지도 등이 있으니까요. 막상 연기해 보니 공작도 무척 매력적이더라고요. 나이가 들면 더 어울리는 역할이고요. 저도 벌써 40대인데, (홍)광호 형이나 (정)선아와도 자주 얘기하지만, 이렇게 좋은 작품을 공연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해요. 응원해주고 좋아해 주시는 팬들이 계시다는 것도요. 어릴 때는 주로 대학로에서 공연했으니까 따로 오디션 없이 콜이 들어왔고, 그래서 당연하게 생각한 면도 있거든요.”

 
뮤지컬 ‘물랑루즈!’의 한 장면. CJ ENM 제공


그러고 보면 그는 2007년 데뷔 이후 소극장과 대극장을 오가며 참 많은 작품에 꾸준히 참여했다.

“정말 감사하죠. 그런데 해가 갈수록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충격이 커요. 제 자신과 현실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가족이 생기니까 배우로서 저만 신경 쓸 수도 없는데, 그럴 때 기도가 마음을 다잡게 해요. 지금도 성녀 비르지타의 기도, 매듭을 푸는 기도를 매일 드리고 있어요. 2016년 즈음 슬럼프가 있었는데, 어머니가 알려주셨어요. 그때는 묵주기도 5단을 1년 정도 바쳤는데, 물론 형식적으로 드릴 때도 있지만 힘들 때 의지하는 건 결국 가족과 신앙인 것 같아요.”

오랜만에 참여한 성탄 전야 미사 때는 어떤 기도를 했는지 궁금했다.

“가족들 건강이죠. 걱정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주님이 알아서 인도해주실 것을 믿고,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려고요. 또 언제나 필요로 하는 사람이고 싶고, 건강하게 오래 일하고 싶어요. ‘그때 더 잘할걸’이라는 후회는 덜하고 싶고요. 연초부터 가톨릭평화신문과 인터뷰를 했으니 신앙생활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90분 가까이 대화를 나눴는데, 8할은 신앙 이야기였다. ‘물랑루즈!’가 2월 22일까지 이어지고, 3월 7~8일에는 소극장에서 개인 콘서트도 개최한다고 하니, 이창용의 무대는 공연장에서 만끽해보자.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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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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