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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회미술」 건축물에서 미술품까지…“교회 미술 종합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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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미술은 오랫동안 존재해 왔지만, 학문적으로는 거의 다뤄지지 않은 영역이었다. 성당마다 제대 위의 성화와 성상, 벽을 따라 이어지는 십자가의 길, 세례대와 각종 성물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이것들이 언제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고 전례와 신앙생활 속에서 어떻게 사용됐는지 체계적으로 정리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공백에 주목한다. 교회 건축 내부에 놓인 모든 미술 요소를 전례 공간이라는 하나의 맥락 안에서 함께 읽으며, 한국교회 미술이 형성되고 변화해 온 과정을 추적한다.


기존의 교회 미술 연구가 교회 건축이나 스테인드글라스 등 특정 분야에 한정됐던 것과 달리, 여기서는 제대와 주보 성인 성상, 십자가의 길 기도를 위한 14처 성화와 부조, 세례대 등 교회 미술에 포함될 수 있는 다양한 미술품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성화와 성상, 상본을 교회의 시각문화이자 물질문화로 읽어내며, 한국 근대미술 연구의 범위를 교회 미술로까지 확장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 제작자와 제작 장소, 설치 시기와 배치 방식은 물론 성화를 담당한 신부와 주교의 허가·축성 과정까지 추적함으로써 교회 미술품 조성의 과정과 배경을 입체적으로 살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현장 조사에 기반한 서술 방식이다. 이 책의 저자인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 박아림(임마쿨라타 마리아) 교수는 수년간 전국 각지의 성당과 공소 등 교회를 직접 답사했다. 이 과정에서 사진 자료와 건축 도면을 수집하고, 조성 초기 모습과 현재 상태를 비교해 기록했다. 책상 위 이론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축적한 자료를 통해, 교회 미술의 실제 모습을 복원하려는 태도가 일관되게 드러난다.


구성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충실히 따른다. 박해기 문헌을 통해 동아시아 교회 미술이 어떤 경로로 유입되고 수용됐는지를 짚는 데서 출발해, 개화기 한옥 교회와 서양식 교회 건축의 등장, 일제강점기 교회 미술의 확산과 주요 작가들의 활동, 해방 이후 모더니즘 교회 건축과 성미술품 전시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정리한다.



천주교뿐 아니라 개신교와 성공회 미술까지 함께 언급하며,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과 대구대교구 주교좌계산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장발과 김은호의 성화, 김세중의 조각 등 한국 근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들이 교회 미술 무대에서 어떻게 활동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교회 미술이 예술사의 주변부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종교 경험과 시각문화가 만나는 중요한 지점임을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된다. 익숙한 성당의 풍경을 다시 보게 만들고, 그 안에 놓인 이미지들이 어떤 역사적 맥락 속에서 기능해 왔는지를 차분히 밝혀낸다.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교회 성물 가운데 하나인 십자가의 길에 관한 연구와 소개, 그리고 각 교회 안의 작은 성물 하나하나를 짚어 나간 점도 이 책의 특징이다.


조광호 신부(시몬·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명예교수)는 추천사에서 “체험이 깃든 최초의 조형예술사적 보고서이자 미학서”라며 “일반 독자에게는 신앙의 공간을 새롭게 보는 눈을 열어주고, 전문 연구자에게는 이 분야 연구의 확고한 기반과 새로운 자료, 폭넓은 비교학적 관점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박아림 교수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전 세계 청년들이 한국교회를 방문하고 한국 미술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서, 한국교회 미술의 역사성과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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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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