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새벽 속에 홀로 깨어 물결에 반짝이다 부서지는 저 별처럼, 먹먹히 까만 바다를 바라보던 날들….”
고요한 피아노 선율 위로 기도가 담긴 노랫말이 얹힌다. 화려하지 않지만 포근히 다가와 마음에 남는 노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신앙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작곡가 모란(마리아) 씨는 “음악으로 하느님의 사랑과 작은 위로를 전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SNS에서 음악으로 다양한 사람과 소통해 온 모란 씨가 공식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24년 5월.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첫 앨범 ‘봄, 그리고, 민들레’를 내면서다. 타인의 아픔을 끌어안으려 출발한 이 노래는 자신의 상처까지 보듬는 기도가 됐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가까이해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지만,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방황의 시간을 보냈어요. 음악을 업으로 삼으며 살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랐거든요. 그러다 음악을 접기로 마음먹고 다른 일을 하던 때 음악이 돌아왔어요. 덕분에 오랜 시간 지속했던 냉담도 풀 수 있었죠.”
일터에서 만난 동료들과 교류하며 다시 성당 문을 두드린 그는 교중미사 반주 등을 하며 다시 하느님 앞에 섰다. 미사 중에도, 기도문을 읽던 중에도 음악적 영감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일상에 대한 감사부터 아름다운 시구(詩句),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래까지 떠오르는 대로 작업을 이어갔다. 수년간 손 놓았던 작곡임에도 2022년부터 첫 앨범을 내기까지 묵은 체증을 풀 듯 100곡을 써 내려갔다.
“만든 음악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몰라 혼자서만 작업하던 제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들이 있어요. 홍정수 신부님(베드로·대전교구 해외선교)과 추준호(예레미야) 찬양사도, 박동원(필레몬) 작곡가는 저를 세상과 잇는 다리가 되어 줬어요. 덕분에 ‘모란 마리아’가 존재할 수 있었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이름에 세례명을 붙인 활동명이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일상과 기도의 경계에서 묵상을 닮아 있다. 하느님의 이끄심 안에서 음악을 되찾은 그는 앞에 놓인 길, 사람들을 향해 걸어간다. 그가 SNS로 음악을 나누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하기 위해서다. “문화 선교의 장 SNS를 통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작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노래로 퍼지길 바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의 인스타그램, 박동원 작곡가와 함께 운영 중인 유튜브 ‘위필너(위로가 필요한 너에게)’ 채널에는 “노래가 위로해 주는 것 같다”,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 등의 댓글을 찾아볼 수 있다.
2024년 이후 다양한 찬양사도, 사제·수도자 등과 함께 작업하며 30여 곡의 음원을 발표해 온 그는 올해도 위필너의 앨범 ‘꽃잎’을 비롯해 인천교구 사제들과 작업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언젠가 김태진 신부(베난시오·수원교구 광문본당 주임), 임선혜(아녜스) 소프라노와 함께하는 작업은 음악가로서의 꿈이다.
“음악은 하느님과의 만남을 이어 준 다리예요. 제 노래의 소재와 이야기는 다양하지만, 그 안에는 모두 하느님의 사랑이 담겨 있어요. 음악을 듣고 부르는 시간 속에서 사람들이 하느님을 만나길 희망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