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특별기획전 ‘위안과 치유의 공명’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성모병원이 소장해 온 미술품을 박물관에 기탁하며 체결한 업무협약을 기념해 기획됐다. 전시는 3월 28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병원에서 환우와 가족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온 작품들은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보존 과정을 거쳐 공공의 문화 자산으로 새롭게 소개되고 있다. 예술을 통한 치유의 경험이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기억으로 확장된 것이다.
전시에는 고(故) 박득순(요셉·1910~1990)·김춘옥(로사)·신종식(암브로시오)·최영실(크리스티나)·천기원(안토니오) 작가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전통적인 수묵 채색화로 표현된 김춘옥 작가의 <생명-기도>와 <생명-희망>은 생명과 건강을 향한 간절한 기도와 삶에 대한 희망을 담았으며, 최영실 작가의 <Movement>는 서로가 내딛는 한 걸음이 희망의 고리로 연결됨을 나타낸다. 천기원 작가의 <봄의 초대>는 간질환으로 오래 투병한 작가가 죽음의 문턱에서 새 생명을 찾은 기쁨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외에도 환우와 보호자들을 감싸는 듯한 서진선 작가의 <어머니>, 강한 색채를 통해 생명력을 담은 이두식 작가의 <잔칫날>, 인간의 영혼을 새순에 비유해 꽃으로 결실을 보는 삶을 표상한 황영애 작가의 <기호1> 등도 전시된다. 회화와 조각, 다양한 재료의 작품들은 자연과 생명, 움직임과 희망이라는 주제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며 ‘위안’과 ‘치유’의 공명을 이룬다.
박물관은 이번 기탁을 계기로 서울성모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소장품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예술이 지닌 치유의 힘과 사회적 가치를 널리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역사박물관 관장 원종현(야고보) 신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병원의 예술 작품 공개를 넘어 예술이 일상의 경계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 왔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관람자들에게 또 다른 위로와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물관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는 ‘2025년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인증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는 전국 공립박물관의 최근 3년간 운영 실적을 종합 평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기관에 부여하는 제도다. 2019년 개관한 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와 공연, 교육 등을 통해 순교의 장소를 지역과 시민사회를 위한 문화 공간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