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를 통한 복음화’라는 사명을 안고 반세기 넘게 활동해 온 서울가톨릭미술가회(이하 미술가회)가 제53회 정기전을 마련했다. 서울 성북동 스페이스 성북에서 2월 25일 개막한 전시는 4월 4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85명이 참가해, 총 3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는 2월 25일부터 3월 7일, 2부는 3월 11일부터 21일, 3부는 3월 25일부터 4월 4일까지다. 각 부는 원로 작가부터 젊은 세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회원이 어우러지도록 구성돼 ‘함께 걷는 교회’를 지향하는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 정신을 드러낸다.
전시는 레오 14세 교황의 사목 표어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In Illo Uno Unum)’를 주제로 한다. 표어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시편 제127편 해설」에서 인용된 것으로, ‘그리스도인은 여럿이지만,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임을 강조한다.
교황은 2025년 6월 15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하느님께서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사이의 살아 있는 사랑, 친교 그 자체”라고 말했다. 신학자들은 이를 ‘페리코레시스(perichoresis)’, 곧 서로를 향해 추는 ‘사랑의 춤’이라 부른다. 하느님의 존재 자체가 사랑의 친교라면, 그 친교는 인류와 세상을 품는 일치의 원천이 된다. 이는 교회의 일치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에서 비롯됨을 나타낸다.
전시는 이러한 성찰을 예술로 응답한 자리다. 회원들은 공예·조각·회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우리를 나누는 벽이 아닌, 우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했다.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은 개막식 축사에서 “아무리 인공지능 시대라 할지라도 예술가의 창조와 기쁨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가치”라며 “회원들이 전시를 준비하며 ‘사랑의 춤’으로 서로 교감한 그 과정 안에서 창조의 기쁨이 피어나고, 일치의 열매도 맺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원들이 각자의 예술을 통해 계속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고,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주님의 길을 따라 걷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술가회 박혜원(소피아) 회장은 “회원들은 교황님의 사목 표어, 그리고 우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문이 예수님임을 깊이 묵상하며 작업했다”며 “이 작품들이 관객과 소통하며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갤러리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입장료는 없다.
※문의 02-766-3004 스페이스 성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