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구원방주' 홈페이지의 모습.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사진 등을 도용해 마리아의 구원방주가 가톨릭교회의 공식 승인을 받은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마리아의 구원방주 홈페이지 캡처

교도권을 거역하면서 교회가 승인하지 않은 사적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나주 윤 율리아’ 추종자들의 거짓 선전이 도를 넘고 있다. 이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교회의 공식 승인을 곧 받을 것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국내외 신자들을 대상으로 성지순례를 빙자해 자신들의 본거지를 방문하도록 선동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이들과 관련한 사적 장소에서 미사·전례·성사를 집전하거나 참여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전남 나주시에 소위 ‘성모 동산’을 조성한 윤 율리아와 추종자들은 광주대교구장의 명시적 허락을 받지 않고 임의로 자칭 ‘경당’ 등을 짓기도 했다. 이 임의적인 ‘경당’과 ‘성모 동산’은 교회로부터 승인된 바 없으며, 미사·전례·성사 집전과 참여 또한 당연히 금지돼 있다. 2008년 교령에 따라 성직자·수도자·평신도를 불문하고 모든 가톨릭 신자는 이곳에서 성사집행과 준성사 의식을 주관하거나 참여할 시 ‘자동처벌의 파문(latae sententiae excommunication)’ 제재를 받게 된다. 파문된 신자는 교회에서 어떠한 직무나 임무·교역을 행사할 수 없으며 성사나 준성사를 거행할 수도 없고, 성사를 받는 것 역시 금지된다. 즉 미사 중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영성체를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하느님과의 일치에서 이탈하고 신자 공동체로부터 제거되는 무거운 처벌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관할 교구의 사적 계시를 유권적으로 해석할 권한과 교도권을 지닌 1994년 당시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가 위원회를 꾸려 3년간 조사한 결론(초자연적 현상이라고 증명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에 따른 것으로, 교황청 신앙교리성(현 신앙교리부)이 확인한 가톨릭교회 공식 입장이다.
신앙교리성은 2011년 “율리아의 추종자들에 의해 신앙교리성에 전달된 사례들은 그리스도교 신심과는 거의 연관성이 없으며, 성좌는 나주에서 기적적인 사건으로 알려진 소문에 관해 교회의 입장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즉 교회가 곧 ‘나주 성모 기적’을 공식 승인할 것이라는 윤 율리아 측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윤 율리아와 그 추종자들이 ‘사적 계시’나 ‘기적’이라고 주장하는 일체의 사건은 교회가 따르는 ‘예수님의 가르침’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일례로 이들은 ‘미사 중 (윤 율리아의) 입속에서 성체의 가장자리부터 차츰 피와 살로 변했다’는 식의 주장을 내놨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살과 피를 사람의 살과 피의 형상이 아니라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주신다고 말씀하셨다.(1코린 11,23-27 참조) 교회 문헌들(「신경, 신앙과 도덕에 관한 규정·선언 편람」) 역시 사제의 축성으로 빵과 포도주가 성체와 성혈로 ‘실체 변화’한 뒤에도 그 형상은 여전히 ‘빵과 포도주’이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늘에서 성체가 내려왔다는 윤 율리아 측 주장도 ‘유효하게 서품된 사제의 축성에 의해서만 성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르침(「가톨릭 교회 교리서」 1128항 참조)에 위배된다. 이들은 ‘천사가 하늘에서 성체를 가져왔다’, ‘죄 많은 사제가 집전하는 미사에서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이는 가톨릭 교리의 사효성(事效性, 성사의 예식 자체로 성사의 효력이 생긴다는 것)을 부인하는 것이다. 성사의 유효성은 성사 집전자의 성덕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성사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능력’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내용은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가 2006년 펴낸 문헌 「올바른 성모 신심」에도 안내되어 있다. 「올바른 성모 신심」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나 온·오프라인 가톨릭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주교회의 홈페이지(cbck.or.kr) ‘문헌마당’에서 전자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