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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도 교황도 풍만하게… 보테로가 본 종교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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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 전 전경. 볼륨을 살리고 강렬한 색채로 버무린 특유의 화풍이 인상적이다.


특유의 양감으로 엄숙함 허물고

숭고함·유희 공존하는 작품 선봬



공주도 발레리나도, 심지어 예수님과 성모님도 풍만한 형태와 풍성한 색채로 표현한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1932~2023)의 세계 순회전 ‘형태의 미학’이 서울에서 개막했다.

‘보테리즘(Boterismo)’이라 불리는 특유의 표현 양식은 볼륨(양감)을 강조해 과장된 듯하면서도 균형 잡힌 형태, 유머와 아이러니가 어우러진 화면, 따뜻하고 강렬한 색채로 국내에서도 전시회가 열릴 때마다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사람을 보라’ 1967.


이번 전시에서는 1970년대 보테로의 양식이 확립된 시기부터 말년에 이르는 작업을 중심으로 유화·드로잉·조각 등 총 112점을 선보인다. 벨라스케스의 ‘왕녀 마르가리타’,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 등 명화 속 인물부터 동물·정물·과일·풍경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전통을 기반으로 한 보테로의 작품에는 고국 콜롬비아의 기억과 라틴 아메리카의 정서가 일관되게 묻어난다. 크게 6개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에 ‘종교’ 부문이 자리한 이유이기도 하다. 가톨릭 국가인 콜롬비아에서 나고 자란 그에게 종교는 일상에 스며있는 요소였다. 종교적 도상이 문화 전반을 지배하던 환경이었고, 대성당과 교회는 도시에서 가장 역동적인 예술 공간이었다.

 
‘바티칸의 욕실’ 2006.


작가에게 종교는 조형적 탐구의 대상이기도 했다. 전통적인 성화의 도상과 구도를 차용하면서도 과장된 형태와 유머로 새롭게 해석했다. 이를 통해 종교적 권위와 엄숙함을 완화하는 동시에 인간적인 친근함과 아이러니를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신성함과 일상성, 숭고함과 유희가 공존하는 독특한 긴장을 형성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콜롬비아의 성모’나 ‘성녀 연작’, ‘바티칸의 욕실’ 등이 대표적이다.

 
‘콜롬비아의 성모’ 1992.


딸 리나 보테로는 “‘콜롬비아의 성모’의 경우 고향 메데인에 있는 대성당을 표현한 작품”이라며 “왕관을 쓴 성모님의 모습을 통해 종교가 갖는 국가적 상징성과 권위를 드러내면서도 특유의 인간적인 화풍으로 친근함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손에 든 사과보다 크게 묘사된 성모님의 눈물은 당시 사회의 고통을 표현하며, 사과는 시련 속에서도 이어지는 삶의 힘, 생명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교황 대사', 2004.


‘바티칸의 욕실’ ‘교황 대사’ 등에서는 대상에 비해 수행 사제의 크기를 비현실적으로 작게 배치해 작가가 체감했던 성직자들의 권위와 교회 안의 위계 질서를 드러낸 반면 욕조나 침대 프레임을 통해 성직자 또한 인간임을 암시한다.

스스로 “때로는 신자였고 때로는 불가지론자였다”고 말한 보테로는 긴 예술 활동 전반에 걸쳐 종교를 지속적으로 화폭에 담았다. ‘십자가의 길: 그리스도의 수난’ 연작 61점을 메데인의 안티오키아 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신학교', 2004.


이탈리아 로마를 시작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제르바이잔 바쿠를 거쳐 서울에서 마무리되는 이번 전시는 8월 30일까지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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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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