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전성기 거장으로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의 <피에타>를 만든,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의 또 다른 불후의 명작 <아담의 창조>를 살펴봅니다.
그런데 먼저, 최고의 조각가로 명성이 자자했던 그가 어떻게 성 베드로 대성당 시스티나 경당의 천장화 작업을 맡게 된 걸까요?
여기에는 놀라운 사연이 있습니다. 바로 바티칸 궁전과 성 베드로 대성당 건축을 주도한 건축가 도나토 브라만테(Donato Bramante, 1444~1514)가 율리오 2세 교황(Julius II, 재위 1503~1513)에게 시스티나 천장화 작업의 적임자로 미켈란젤로를 추천했는데, 이는 회화 작업이 익숙하지 않은 미켈란젤로를 골탕 먹이기 위한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부담스러운 제안을 수락한 미켈란젤로는 1508년부터 1512년까지 무려 4년간 전념해 최고의 걸작을 탄생시켰습니다. 길이 40m, 폭이 13m에 달하는 거대한 천장은 구약성경의 ‘천지창조’ 외에 예언자들과 무녀 등의 장면이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웅장한 인류 드라마의 절정을 보여 줍니다.
천장 중앙에는 총 10편, 즉 <빛과 어둠을 가르다>, <태양과 달의 창조>, <물을 갈라 뭍이 드러나게 하다>, <아담의 창조>, <이브의 창조>, <인류의 타락>과 <에덴동산에서의 추방>, <노아의 제물>, <대홍수>, <노아의 만취> 등 천지창조 장면이 차례로 펼쳐집니다.
당시 육체에서 벗어나 정신으로의 초월을 이상으로 여긴 신플라톤주의에 심취한 그의 신념이 적극 적용된 걸작으로,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담의 창조>입니다.
하느님은 팔을 뻗어 그의 형상대로 빚은 최초의 인간 아담에게 생명의 숨결을 불어 넣습니다. 거센 바람에 휘날리는 분홍색의 커다란 망토 안에는 청년 모습의 천사들이 에워싸고, 근육질의 위엄 있는 모습의 하느님과 그가 빚은 아담은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기품을 지닌 모습입니다.
특히 이 장면이 유명한 것은 하느님의 손가락 끝이 아담의 손끝에 닿기 직전의 찰나를 포착해 극대화된 긴장감에 있습니다. 인류 역사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극적인 순간을 이같이 절묘하게 포착해 내는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순간입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놀랍고 파란만장한 세계 창조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글 _ 박혜원 소피아(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