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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이승원 작가 초대전 ‘영원을 향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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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간 금속공예와 옻칠 등으로 성미술 작업을 이어 온 이승원(마르타)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대교구 절두산 순교성지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은 특별기획전시실에서 이승원 작가 초대전 ‘영원을 향한 시간’을 통해 작가의 대표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금속공예에서 출발해 옻칠, 삼베, 모시 등 전통 재료로 작업 세계를 넓혀 온 작가의 작품을 조명한다. 신앙적 사유와 묵상을 바탕으로 한 옻칠화와 조형 작품, 성물, 금속공예 작품 등 60여 점이 전시된다.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는 덕성여자대학교 생활미술과를 졸업한 뒤 독일 유학을 떠났다. 뉘른베르크 미술대학에서 8년간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디플롬을 취득했으며, 유학 시절 뉘른베르크 미술대학 아카데미상을 연속 수상하며 국제 공예계의 주목을 받았다. 1992년에는 국제 은공예 트리엔날레에서 3위에 올랐다.


1979년 귀국 후에는 원광대학교와 청주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작품 활동과 교육자의 길을 함께 걸었다. 1998년 제3회 가톨릭미술상을 수상한 작가는 가르멜 여자 수도원, 제주 성클라라 수도회 성당,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서울대교구 청량리성당,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에 작품을 남겼다.


작가는 유학 시절부터 쓰임에 따라 구조와 형태를 달리하는 금속공예에 관심을 기울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옻칠을 작업에 도입하며 금속과 비금속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 왔다. 2011년 교직에서 퇴임한 이후에는 옻칠을 중심으로 한 작업을 본격화하며,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재료를 활용해 삶과 신앙에 맞닿은 작품을 제작해 왔다.


옻칠은 여러 번 칠하고, 말리고, 다시 다듬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작가는 이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화면을 쌓아 올리고, 그 안에 시간의 흐름을 담아낸다. 오래된 고서를 해체해 만든 지끈도 주요 재료로 사용된다.



전시에는 옻칠과 지끈을 활용한 <인도하심>, <마리아>, <씨 뿌림>을 비롯해 <태초의 빛>, <은총의 나무>, <십자투각문 성작과 성반> 등이 소개된다. 특히 <십자투각문 성작과 성반>은 금속공예와 옻칠을 결합해 성물 작업으로 확장해 온 과정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성미술과 일반 작업을 함께 이어 오며 예술과 삶, 신앙이 분리되지 않는 관계를 탐구해 왔다. 제각각의 물성을 지닌 재료들은 단순한 표현 수단을 넘어, 작가가 살아온 시간과 신앙의 여정을 담아낸다. 옻칠 작업의 표면에 겹겹이 쌓인 층은 오랜 시간의 흔적이자, 영원을 향한 작가의 묵상과 기도가 남긴 결과물이다.


박물관 관장 원종현(야고보) 신부는 “이번 전시는 작품의 표면을 넘어 그 안에 축적된 시간과 사유의 층위를 함께 나누는 자리”라며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영원을 향한 신앙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이어진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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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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