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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속 예술, 예술 속 신앙]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삼위일체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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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모차르트는 영화 <아마데우스>로 가장 많이 오해받은 사람이 아닐까. 스크린 속 모차르트는 하느님(Deus)께 사랑받는(amatus) 천재, 곧 ‘아마데우스(Amadeus)’라는 이름을 지녔지만, 경박한 웃음을 지닌 충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반면 살리에리는 그의 천재성을 질투하며, 그런 재능을 주시지 않은 신을 원망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빛과 그림자처럼 선연한 둘의 대비는 극적이지만, 모차르트에게는 지울 수 없는 편견을 남겼다. 그의 진중함, 경건함, 신앙심은 천진난만함과 방종한 이미지의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편지를 읽으면 전혀 다른 얼굴이 드러난다. 1778년 7월 파리에서 어머니 안나 마리아가 죽음을 맞았을 때, 그는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이렇게 쓴다. “하느님께 의지해주세요. 사랑하는 어머니는 전능하신 하느님 손안에 계십니다. 그분께서 제가 바라는 대로 어머니를 우리 곁에 더 머물게 하신다면, 저는 그 은총에 감사하겠습니다.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에 우리 자신을 내어 맡겨야죠.” 사려 깊음과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는 겸허한 신앙이 고스란히 담긴 대목이다.


아버지에게 콘스탄체 베버와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청한 1781년 편지에서도, 모차르트의 그리스도교인으로서 정체성과 윤리 감각은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다. 스물다섯 모차르트는 “이제까지 그 어떤 여자와도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라고 고백하며, 이유를 세 가지로 꼽는다. 첫째, 신심이 깊고, 둘째, 순진한 여인을 유혹할 수 없으며, 셋째, 직업여성과의 행위가 가져올 질병과 타락을 두려워한다고 말이다. 글귀들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모차르트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그런 모차르트가 열일곱 살이던 1773년, 잘츠부르크에서 미사곡을 썼다. 제목은 Missa in honorem Sanctissimae Trinitatis, 곧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를 기리는 미사〉 K.167이다. 1773년 6월 초연된 이 곡은, 삼위일체 대축일에 연주되었거나, 잘츠부르크 삼위일체 성당과 연계되었으리라 추정된다.


이는 젊은 모차르트의 빛나는 재능만이 아니라 그가 몸담고 있던 잘츠부르크의 신앙을 한눈에 보여준다. 당시 잘츠부르크는 대주교가 세속 군주이자, 영적 지도자로 다스리던 교회 제후령이었다. 음악학자 히브(Kimberly Beck Hieb)는 2025년 단행본에서 잘츠부르크 성음악을 대주교의 권력 구조와 맞물린 ‘좋은 통치의 소리(The Sounds of Good Government)’로 설명한다. 잘츠부르크에서 음악은 신앙을 표현하는 동시에, 가톨릭적 통치 질서를 들려주는 소리였다. 〈삼위일체 미사〉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다장조 역시 삼위일체의 광휘를 암시한다. 18세기 음악이론가 라모는 이 조성을 ‘환희 및 환호’와 연결 지었고, 음악가 라 보르드는 ‘엄숙하고 장중하며 위엄있는, 종교적 주제와 어울리는 음조’라고 정의했다. 트럼펫과 팀파니가 어우러진 찬란한 음향은, 축일적 성격과 삼위일체께 드리는 흠숭과 영광의 분위기를 강화한다.



K.167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독창자를 배제한 전면 합창 미사라는 점이다. 이런 특성은 모차르트 미사곡 가운데 독특한 위치를 점하는데, 하나이신 삼위일체를 형상화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이는 고용주였던 콜로레도 대주교의 보수적 성향과도 연관되어 있는데, 그는 전례음악에서 오페라 아리아 같은 과시적인 기교를 지양하려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화려한 독창에 대한 절제 요구와 ‘하나이신 삼위일체’라는 신학적 주제가 맞물리면서, 유례없이 밀도 높은 합창 미사가 탄생했다.


그래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을 맞아 독창 없이 합창만으로 구성된 이 곡을 듣는 것은 각별한 경험이다. 모든 개별 목소리가 물러나고 오직 하나의 찬미만이 남는 순간. 그것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삼위일체론」 결말부에서 끝내 마주한 신비이기도 하다.


“그때는 우리도 끝없이 하나만을 이야기할 것이며 하나같이 당신을 찬미하겠습니다. 당신 안에 우리 또한 하나 되어. 유일하신 주 하느님이시여. 삼위일체 하느님이시여.”(성 아우구스티노, 「삼위일체론」, XV.28.51)



글 _ 박찬이 율리아나(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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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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