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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보고재, ‘아름다운 동행’ 나눔 전시…“누군가의 삶에 발 맞추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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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동 갤러리 보고재가 예술과 신앙, 나눔이 만나는 성미술 전시 ‘아름다운 동행-삶으로의 초대’를 개최한다. 예술을 통한 나눔을 이어온 갤러리 보고재의 열두 번째 나눔 전시다.


김재윤(토마스 모어), 문지정(스페스), 박성철, 박지은(루치아), 오주연(체칠리아), 우소영(마리아), 주동현(마르티노), 허혜욱(카타리나), 홍수원(젬마) 등 9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6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루카복음 엠마오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그들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루카 24,15)는 말씀처럼, 슬픔과 상실 속에 길을 걷던 제자들 곁에 다가오신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삶의 자리에서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성미술로 바라보게 한다.


‘아름다운 동행’은 2022년 같은 이름으로 열린 전시를 다시 잇는 자리이기도 하다. 당시 전시는 공간이 좁을수록 집을 여러 채로 나눠 살자는 ‘채 나눔’ 건축론을 바탕으로 나눔의 삶을 실천한 고(故) 이일훈 건축가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 건축가는 인천교구 숭의동성당을 설계하며 “십자가를 바라보는 데 머물지 말고, 십자가를 지고 앞장서 가시는 예수님을 따르자”는 뜻으로 ‘뒷모습의 예수님’ 십자가 제작을 제안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시선을 오늘의 나눔으로 확장한다. 4년 만에 열리는 ‘아름다운 동행’은 신앙 안에서 우리 이웃과 함께 걷는 길을 제안한다. 특히 올해 전시 수익금은 제주교구 이주사목위원회가 운영하는 나오미센터 아이들의 음악 활동을 돕는 데 쓰인다. 난민·인도적 체류자 자격으로 제주에 머물고 있는 아이들은 ‘평화의 소리’ 앙상블을 통해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을 배우고 있다.



작품들은 ‘동행’을 막연한 위로가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경험 속에서 풀어낸다. 허혜욱 작가의 <결국 가 닿지 못하였다>는 아버지와 제대로 작별하지 못한 마음, 전하지 못한 말이 남긴 빈자리를 다룬다. 작가는 흑연과 유리로 만든 벽면 조형물의 부분 이미지를 평면 작업으로 옮기며, 상실 속에서 더욱 또렷해지는 ‘절대자’의 존재를 붙든다.


우소영 작가의 <이사49,4>는 삶의 모든 순간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잊을 때 밀려오는 무기력과 분노를 마주한 작품이다. 작가는 이사야서 주님의 종의 노래와 예수님의 순종을 통해, 세속화된 신앙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주님의 사랑을 되새긴다.


홍수원 갤러리 보고재 관장은 “이번 전시는 성미술 감상을 넘어, 작품을 통해 누군가의 삶에 발을 맞추는 자리”라며 “작가와 관람객, 후원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난민 아이들의 길벗이 되어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갤러리 보고재의 예술 나눔은 2015년 ‘더크로스전’에서 시작됐다. 이후 전시 수익금을 국내외 어린이와 이주민, 탈북민, 장애 예술인 등을 위해 기부해 왔으며, 2023년에는 공익법인 블루밍키즈를 설립해 라오스, 몽골, 제주 어린이들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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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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