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력 대량수급을 이유로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와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탈핵을 꿈꾸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거대 양당의 원전 중심 전력 발전을 비판했다.
종교환경회의를 포함한 신규핵발전소저지전국비상행동(비상행동)은 5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5·29 서울 여의도 탈핵유권자선언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에 맞춰 유권자로서 신규 핵발전소 및 SMR 추진을 확대하는 거대 양당의 핵발전 정책에 책임을 묻기 위해 선언대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신규 핵발전소와 SMR 추진이 수도권 전력 수요를 위해 지역의 희생을 강요한다고 입을 모았다. 비상행동 안재훈 집행위원장은 “부울경(영남)은 수도권의 전기공장이 아니며 어느 지역도 핵폐기물과 송전탑, 사고 위험을 떠안을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미애(천도교) 종교환경회의 상임대표는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야기한다”면서도 “핵발전소와 송전선로가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과 희생은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천호 대기과학자는 “우리는 재생에너지의 한계와 난제만 지적하며, 미래 산업의 기회를 스스로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핵발전이 그저 익숙하다는 이유로 자꾸만 미래 해법으로 찾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은 더 유연하고 더 분산되며 더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라며 “재생에너지는 그 전환을 여는 길”이라고 말했다.
강원 삼척과 경북 경주 등 과거 원전 건설이 추진됐거나, 현재 신규 원전 공모지로 꼽히는 지역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하태성 동해삼척기후위기비상행동 집행위원은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것은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 분산형 재생에너지 체계”라고 강조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지난해 9월 이후 주요 공정이 중단돼 있는데, 이런 문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여전히 신규 핵발전소와 SMR이라는 해법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신규핵발전소·SMR 부지공모 즉각 중단 △양당의 신규 핵발전소 SMR 확대 정책 및 공약 철회 △수도권·비수도권 지역 간 에너지 불평등 중단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추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선언대회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당사를 차례로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한편 비상행동은 5월 전국 17개 광역시도별 탈핵유권자 100인을 모집했다. 각 지역에서도 탈핵유권자선언 기자회견이 열려 총 1318명이 모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