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입법 움직임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SNS 소셜미디어 중독과 관련해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재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메타와 구글은 지난 3월, 소셜미디어 중독과 관련해 약 6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미국 배심원단의 평결을 받았습니다.
중독 관련 전문가인 이해국 교수는 이를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해국 교수 /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콘텐츠를 반복해서 선택하도록 만드는 중독 알고리즘의 설계가 이 아이로 하여금 중독적 사용, 정신 건강의 폐해를 발생하게 만들었다라고 하는 판단을 처음으로 했다라는 거죠."
앞서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은 2023년 보고서에서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에 SNS 사용이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호주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13세 미만 청소년 SNS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등 주요 플랫폼이 금지 대상이고, 기존 계정도 차단됩니다.
영국 정부는 내년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계정 생성을 금지하겠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우리 국회에도 14세 미만 청소년의 SNS 가입 제한, 16세 미만 SNS 이용 시간 제한 등 관련 법안 7건이 발의됐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합니다.
이해국 교수는 청소년들의 SNS 접근을 아예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것보다는 디지털 안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보다 실효성있는 접근이 될 거라고 조언합니다.
입법의 핵심은 콘텐츠 그 자체가 아니라 중독적 알고리즘의 설계를 막는 거라고 이 교수는 강조합니다.
이런 중독적 설계는 성인에 비해 자기 절제 능력이 덜 발달한 아동·청소년에게 더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이해국 교수 /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푸시 알람이라든지 좋아요, 팔로우라든지 무한 스크롤이라든지 맞춤형 알고리즘을 통해서 제공되는 콘텐츠들 그 자체가 아주 강력한,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해요. 그 중독적 알고리즘에 아이들은 한 번 빠지게 되면 거기서 헤어나기가 훨씬 더 힘들다는 거죠."
이는 중독의 책임을 개인에게 물을 게 아니라 중독을 유발하는 설계를 의도적으로 선택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에게 물어야 한다는 지적과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이해국 교수 /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디지털을 이용하는) 개인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정확하고 정교하게 제도화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우선순위가 필요하고요."
이제부터라도 전문가와 학부모, 청소년의 의견을 모아 국회와 정부가 한국 실정에 맞는 기준을 세우는 데 속도를 내야 할 때입니다.
CPBC 윤재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