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종단 및 건설 산재사고 유가족들이 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피켓시위하고 있다.
건설현장 산업재해로 숨진 유가족과 종교인들이 건설현장의 안전 개선을 촉구했다.
가톨릭·개신교 등 5대 종단은 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앞에서 건설 현장이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설의 날’이었던 이날은 건설회관에서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주최 기념식이 열렸다. 5대 종단 성직자 외에도 같은 자리에서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조합원들이 목소리를 냈다.
5대 종단 및 건설 산재사고 유가족들이 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묵념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김비오 신부는 “정부는 성과집을 발간하며 산재 사망자 수가 줄었다고 자부했다”면서도 “수치가 줄었더라도, 이 또한 귀한 생명이자 우리 가족, 이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간이 노동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이 인간을 위해 있다”며 “기업과 현장이 사람을 귀하게 여길 때 노동자들이 안전히 귀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전남병 목사는 “더 이상 산재를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며 “정부는 수수방관하지 말아야 하고, 기업은 안전수칙을 강화해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대 종단 및 건설 산재사고 유가족들이 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기자회견한 뒤 국화를 헌화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건설 산업재해로 숨진 유가족도 함께했다. 2024년 숨진 미장공 고 문유식씨의 딸 혜연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현장에는 안전모, 난간조차 없었다”면서 “안전모나 난간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아버지는 여전히 저와 함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혜연씨는 “생명보다 비용과 공기를 앞세우고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한 명백한 인재”라며 “국토교통부와 건설협회는 소규모 현장의 안전을 바로 세우고, 생명이 먼저인 현장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 소규모 건설현장에서도 산업재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시민단체 생명안전 시민넷이 고용노동부 자료를 바탕으로 최근 6년간(2020~2025년) 연도별 산재 현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건설업 분야, 60세 이상 노동자, 떨어짐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했다. 또 2024년까지는 5~49인 사업장에서 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부터 5인 미만 사업장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피켓을 들고 건설회관 앞에서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한성숙 총리는 “모든 출발점은 사람의 안전과 공정한 절차에 있다”며 “스마트한 안전관리와 건설 주체별 안전 책무를 분명히 해 예방 중심의 안전 체계를 확대해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