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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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품 안에서 작게나마 하느님 뵙기를”

‘우리는 씨앗입니다’ 유리화 개인전 여는 배요한(요한 세례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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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동 작업실에서 만난 배요한 작가. 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스테인드글라스 설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갤러리 1898 ‘성미술 청년작가’에 이어 올 첫 우수작가 선정

신앙 선조의 믿음과 십자가의 신비 표현한 작품 선보일 예정




배요한(요한 세례자, 38) 작가. 성미술 활동을 하며 세례명을 예명으로 사용하나 생각했는데, 본명이란다. 세례자 요한 탄생 대축일에 태어났다고.

“한때는 이름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이름부터 말하는데, 요한은 많은 걸 내포하고 있으니까요. 지금은 더 좋죠.”

14~23일 서울 명동 갤러리 1898 제2전시실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앞두고 배 작가를 만났다. 서울 문정동에 위치한 작업실에는 작열하는 햇볕에 극렬하게 반응하는 유리 재료가 가득했다.

이름 덕분일까. 신앙생활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복사도 하고 예비 신학생 교육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미대에 진학했고, 수도자의 길은 친형이 걷고 있다. 조소를 배우던 그에게는 다른 길이 열렸다.

“서울대교구 시흥동성당에 커다란 스테인드글라스가 있거든요. 어렸을 때는 별생각을 안 했는데, 미대를 다니다 보니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이남규(루카) 화백님의 작품이라는 걸 알고, 화백의 유지를 이어서 공방을 운영하시는 박정석(미카엘) 원장님을 찾아가 주말마다 수업을 들었어요.”

대학원 시절 연천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성모수도원 성녀 모니카 경당의 작업을 의뢰받아 첫 작품을 무사히 완성했다. 이후 서울대교구 성북동성당 측문, 가회동성당 난간, 부산교구 하늘공원 제2봉안당 성전 등에 유리화를 설치했다. 교회 밖 카페나 식당, 떡볶이 가게에서도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기자의 눈에는 배 작가의 유리화가 좀 다르게 보인다. 색감이 퓨전이랄까.

“느낀 게 색으로 나오니까 작가에 따라 다르겠죠. 저는 조화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서로 잘 안 맞을 것 같은데 의외로 잘 맞는 색도 있어요. 유리라는 소재, 빛이 더해졌을 때의 아름다움이 남다르거든요. 어떻게 보일지 상상은 할 수 있지만 예상과 달라지는 부분이 많고, 공간이나 보시는 분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도 유리화의 매력이고요.”

 
문정동 작업실에서 만난 배요한 작가.


이번 전시는 ‘성미술 청년작가 우수작가’로 선정돼 마련된 것이다. 2021년부터 성미술 청년작가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 갤러리 1898(관장 진슬기 신부)은 그간 선정된 작가들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우수작가’를 선발했다. 교회의 따뜻한 동반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2023년도에 청년작가로 선정됐는데, 성미술과 관련해 따로 펼칠 수 있는 장이 없거든요. 그때 첫 개인전을 열면서 그간 했던 작업들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메시지를 담아서 작업할 것인가도 고민했어요. 전시를 통해 작업도 확장됐고, 특히 성미술은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이 교리 안에서 합당한지도 많이 고민해야 하잖아요. 더 공부하게 되고, 작가로서 책임감도 생기더라고요.”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이 이른바 ‘밥벌이’가 되는 단초가 됐다. 집 발코니에서 시작해 동료들과 나누어 쓰던 작업실은 어느덧 혼자만의 공간이 됐고, 다른 일을 병행하지 않아도 되는 전업 작가가 됐다.

“미술계에서 많은 나이도 아니고 당연히 많은 걸 이룬 것도 아니지만, 작업을 하면서 집중했던 건 ‘꾸준히’였어요. 굴곡이 있었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작업실에 나왔고, 무엇보다 즐거웠기 때문에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라 생각했어요.”

 


전시 주제는 ‘우리는 씨앗입니다’. 9월 순교자 성월을 앞두고 신앙 선조들의 믿음과 예수님이 보여주신 십자가의 신비를 씨앗으로 비유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배 작가는 이 땅에 뿌려진 신앙의 씨앗을 이야기하는데, 기자는 그가 뿌린 씨앗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궁금했다.

“엄청 큰 꿈은 없어요. 꾸준히 작업하고 싶고, 제 작품 안에서 보시는 분들이 작게나마 하느님을 뵐 수 있다면, 또 그런 작업이 되도록 허락해주시면 감사하죠.”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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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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