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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성월’ 맞은 갤러리1898 전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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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는 최상의 은총으로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최고 표현이며, 가장 그리스도를 가까이 닮고 그분과 일치하는 방법이며 최고의 성성에 이르는 길이다.”(「한국가톨릭대사전」 8권 ‘순교’ 항목 참조)

순교자 성월을 맞아 순교의 의미를 오늘의 신앙 안에서 되새기는 두 전시가 9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열린다. 한국교회 순교자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전각 그룹 ‘석지랑(石志廊)’과 순교 정신을 ‘친교’의 삶으로 확장한 안소현(루치아) 작가의 전시다.

먼저 ‘석지랑’은 ‘하늘에 새기는 이름들’ 전시를 통해 한국교회 103위 순교성인과 124위 순교복자의 이름과 세례명을 돌에 새긴 전각 작품 227점과 순교자들의 신앙 증언을 담은 캘리그래피 작품들을 선보인다. 각 인장의 원석과 인영(印影), 신앙 증언을 박해 사건과 순교일 순으로 전시해 작은 돌 안에 담긴 순교자의 삶과 믿음의 의미를 나타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이름을 새기는 행위를 넘어 순교자의 삶과 신앙을 기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도 김영욱 신부(블라시오·의정부교구)를 비롯해 강민경(리아)·김미리(요세피나)·김희영(크리스티나)·문선미(헬레나)·박은혜(로사)·이세웅(베드로)·이승희(실비아)·정언래(스테파니아)·정진욱(마리오)·조항윤(아우구스티노) 등 12명의 참여 작가는 2024년 프로젝트를 시작해 약 2년에 걸쳐 순교자들의 삶을 연구하고, 성지를 순례하며 작품을 완성했다. 전시장에는 제작 과정에서 작성한 연구 노트, 자료 아카이브, 작업 기록 등을 함께 공개해 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신앙적 여정을 보여 준다.

김희영(크리스티나) 작가는 “과거의 순교자들이 ‘그 시절’ 박해 터에서 목숨으로 신앙을 증명했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성지는 바로 ‘지금 내가 숨 쉬고 일하는 여기’”라며 “내가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함께할지를 고민하며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이 시대에 할 수 있는 순교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전시 기간 중 19일 오후 4시에는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프란치스코) 신부의 도슨트가 진행되며, 20일 오후 4시에는 순교자 후손들과의 만남이 마련된다.

안소현 작가는 ‘순교로 피어난 친교’를 주제로 작품 16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박해 시대의 순교가 피로써 주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을 증언하는 일이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살아내야 할 순교는 서로 다른 이들을 품는 희생과 배려의 삶이라고 바라본다.

작가는 크기와 색, 질감이 서로 다른 천 조각들이 하나의 조각보를 이루는 모습을 통해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의 정신을 표현한다. 서로 다른 존재가 연결되고 어우러지는 과정은 천상과 지상, 순교자와 오늘의 신앙인을 이어 주는 성인들의 통공과도 맞닿아 있다.

네 폭의 조각보로 이뤄진 대표작 <친교>는 순례길에서 만난 신앙 선조들의 삶을 떠올리며 제작한 작품이다.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찬미 예수”, “아멘”이라는 인사를 나누며 믿음을 지켜 온 교우 공동체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조각과 선, 빛과 색을 통해 박해 시대 신자들이 나눈 신앙의 깊이와 온기를 담아냈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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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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