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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유영국 작가 회고전 열어 ‘역대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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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고(故) 유영국(바오로, 1916~2002)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 마련됐다. 서울시립미술관은 10월 25일까지 서소문본관에서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를 연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한국 근대미술의 주요 작가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선보이는 ‘한국 근대 거장전’의 첫 프로젝트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민주화, 경제성장 등 격변의 근현대사를 지나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유영국의 60여 년 화업을 조명한다.

전시에는 유화 115점을 비롯해 부조와 사진, 드로잉, 아카이브 등 총 170여 점이 공개된다. 그동안 대중에게 선보이지 않았던 미공개 작품도 포함됐다.

경북 울진에서 태어난 작가는 산과 바다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을 기하학적 구성과 강렬한 색채의 추상으로 구현했다. 1930년대 일본 유학 시절 도쿄 문화학원에서 추상미술을 탐구하기 시작했고, 무라이 마사나리(村井正誠), 하세가와 사부로(長谷川三郎)를 비롯해 김환기, 장욱진, 이중섭 등과 교류하며 추상미술에 대한 관심을 키워 나갔다.

1943년 귀국한 그는 시대적 혼란과 생계 문제로 한동안 작업에 전념하지 못하다 1955년부터 다시 본격적인 작업에 매진했다. 1960년대부터는 산을 주요 모티프로 삼아 자연에서 얻은 심상을 점과 선, 면과 색으로 풀어냈다. 특히 1964년은 생애 첫 개인전을 열고 그룹 활동 대신 개인 작업에 몰두하기로 결단한 전환점이었다.

총 다섯 개 파트로 구성된 전시는 바로 이 1964년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인 연대기식 회고전에서 벗어나 작가의 시간을 재구성함으로써 유영국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마주하도록 했다. 1964년에서 시작한 전시는 그의 초기 작품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뒤 다시 1960~1970년대 추상의 절정기를 거쳐 후기 작품으로 나아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자연과 하나가 된 그의 후기 추상이다. 평생 탐구해 온 산이 작가의 내면과 하나가 된 ‘심상 추상’의 세계를 보여 준다. 유영국은 1977년 심장박동기 부착 수술을 받은 뒤 생애 마지막까지 여덟 차례의 큰 수술과 37차례 입퇴원을 반복하는 병고를 겪었다. 투병 중에도 붓을 놓지 않았고, 후기로 갈수록 작업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고요하고 깊은 화면을 담아냈다.

전시의 끝에서는 1994년 작 <산-Red>와 <산-Blue> 등을 만날 수 있다. 가로 2m, 세로 2.6m에 이르는 대작들이다. 전시는 그가 평생 그려 온 산이 내면의 풍경으로 깊어져 간 60여 년의 여정을 보여 준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기술이 창작의 개념을 뒤흔드는 오늘날, 인간의 직관과 회화 행위의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무료.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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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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