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제품 25주년을 앞둔 세 신부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 코미디 연극 <신부님. 신부님? 신부님!>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제8회 극장동국 연출가전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올해는 9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한성아트홀 2관에서 공연한다.
개막을 앞두고 서울 역삼동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창작집단 창 김영호 감독과 고승수(루카)·김호진(다블뤼 안토니오) 배우는 연극에 대해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 관객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복장만 사제복 차림일 뿐, 보편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극본을 접했을 때부터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무대화를 결정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도 공연 기간이 짧아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를 달래기 위해 올해 다시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연에서는 대사와 구성을 한층 다듬었다. 문어체 위주의 대사를 구어체로 바꿔 배우들의 호흡을 자연스럽게 하고 극의 밀도를 높였다.
제목에 담긴 마침표와 물음표, 느낌표 등 세 개의 문장부호는 극의 구조이자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상징한다. 마침표는 단정하게 지켜온 성직의 원칙과 절제를, 물음표는 그 틈에서 새어 나오는 근원적인 질문을 나타낸다. 느낌표는 서로의 밑바닥까지 마주한 뒤 찾아오는 화해와 수용을 의미한다.
연극은 서울 강남 소재 본당 주임인 최 토마스 신부와 상설 고해소 담당 서 라파엘 신부, 신학교에서 교회법을 가르치는 양 베드로 신부를 주인공으로 한다.
최 토마스 신부 역을 맡은 김 배우는 “은경축을 일주일 앞둔 어느 날, 제가 주임으로 있는 성당에 두 신부가 놀러 오면서 유쾌하게 출발하는 이야기”라며 “마음속에 오래 품어 온 질문 하나를 동기 사제들에게 던지면서 혼란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최 토마스 신부는 자신의 신앙과 자신이 걸어온 사제의 길에 의문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김 배우는 이 인물을 연기하며 자신의 모습과 닮은 점도 발견한다고 했다. 그는 “연극배우로서 이 길이 맞는지, 끝까지 갈 수 있을지를 고민할 때가 있다”며 “배역을 맡으면서 사제 역시 이런 고민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한 인간이라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 라파엘 신부 역을 맡은 고 배우에게는 ‘듣는 것’이 중요한 숙제다. 그는 “고해소를 담당하는, ‘잘 들어 주는’ 역할을 하면서 실제로 상대 배우들의 말을 잘 듣고 두 신부를 어떻게 연결하고 서로 이해하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번의 고해라도 같은 자리에서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감내해야 하는 직무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체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 신부는 사제라는 직무와 사회적 위치에서 벗어나 오랜 친구로 돌아가 속마음을 꺼내놓는다. 무대 위 인물들은 저마다 허점이 있고 실수하며, 자신을 의심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서로의 가장 깊은 고민까지 마주한 세 사람은 결국 상대의 부족함까지 받아들이며 다시 서로를 이해해 나간다.
김 감독은 “관객들에게 나이가 적든 많든 누구나 완전히 철들지 않은 채 살아갈 수 있고, 또 무한한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