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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코·벨라스케스 거장 작품 한눈에… ‘스페인 미술 500년’展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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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코, 디에고 벨라스케스,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 등 스페인 거장들이 남긴 성미술과 명작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한국과 스페인 수교 76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스페인 미술 500년: 빛과 어둠의 연대기’가 9월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스페인 문화 컬렉션을 보유한 미국 뉴욕 히스패닉 소사이어티 박물관&도서관의 소장 작품 95점을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다. 중세부터 20세기 근대까지 이어지는 스페인 미술 500년의 흐름을 조망한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뿐 아니라 종교와 왕실, 일상과 풍경 등 시대에 따라 달라진 스페인 미술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다.

스페인은 가톨릭 전통을 중심으로 비잔틴과 이슬람 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예술적 전통을 형성했다. 전시는 시대와 양식에 따라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중세와 종교화, 르네상스를 시작으로 바로크 회화, 낭만주의 회화, 풍경과 빛을 담은 외광회화, 일상을 나타낸 풍속화, 전통과 근대가 어우러진 모더니즘 회화까지 문화적·역사적 배경 속에서 형성된 회화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히 전시 초반부에서는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성미술을 조명한다. 첫 번째 섹션 ‘성스러운 종교화에서 르네상스로’는 엘 그레코의 작품들이 관객을 맞는다. <성가정>(1585년)은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특유의 색채와 인물 표현이 돋보인다. 해골과 모래시계를 앞에 두고 돌로 가슴을 치며 회개하는 성인을 그린 <참회하는 성 예로니모>(1600년)에서는 회개와 죽음에 대한 묵상이 화면을 채운다.

이어 두 번째 섹션에서는 스페인 바로크 미술의 황금기 작품들이 펼쳐진다. 종교개혁의 영향 아래 성미술이 활발하게 제작된 시기로, 엘 그레코를 비롯해 벨라스케스, 무리요 등 스페인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들이 활동했다. 전시장에는 궁정화가 벨라스케스의 <카밀로 아스탈리(팜필리 추기경)의 초상>(1650~1651년)을 비롯해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의 <성녀 루치아>(1630년), 무리요 <돼지들 사이의 탕자>(1656~1665년) 등 작품이 전시된다. 성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빛과 명암, 극적인 구도를 통해 신앙을 강조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전시는 이후 성미술을 넘어 변화하는 사회와 사람들의 일상으로 확장된다. 프란시스코 고야, 호아킨 소로야, 이그나시오 술로아가 등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화폭에 담은 인간의 고뇌와 일상, 풍경과 빛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2027년 1월 20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하루 세 차례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황혜원 기자 hhw@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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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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