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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속 예술, 예술 속 신앙]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깨어라,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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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마태 25,6)

11월 8일 연중 제32주일이자 평신도 주일의 복음은 열 처녀의 비유다. 등불을 밝히고 신랑을 기다리던 열 처녀 가운데 다섯은 기름을 준비했고, 나머지 다섯은 그러지 못했다. 한밤중 신랑이 도착했을 때 준비된 이들만 혼인 잔치에 들어간다. 이 비유는 우리에게 언제 올지 모르는 그날을 위해 깨어 있으라고 당부한다.

1731년 11월 25일, 라이프치히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초연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칸타타 〈깨어라,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 BWV 140)〉는 바로 이 복음에서 출발한다.

바흐가 남긴 교회 칸타타 가운데서도 특별히 사랑받는 작품이다. 이 곡은 올해 라이프치히 바흐 페스티벌에서 애호가 8000여 명이 참여한 인기 칸타타 투표에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학자 알프레드 뒤르는 이를 ‘그리스도교 신비주의’의 정수가 표현된 사례로 평했다.

네덜란드 바흐 협회의 지휘자 요스 판 펠트호번(Jos van Veldhoven)도 같은 맥락을 지적한다. 바로 그리스도와 교회, 나아가 그리스도와 개별 신자 사이의 ‘신비적 일치(unio mystica)’다. 이러한 결속을 표현하기 위해 신학자들은 성경의 아가서를 자주 인용했다. 사랑하는 이에게 매료되고, 갈망하며, 때로는 관능적인 언어까지 동원하는 사랑의 시. 하느님과 인간의 합일을 이보다 생생하게 표현하는 비유가 또 있을까.

바흐는 이런 전통을 소프라노와 베이스가 부르는 이중창으로 구현했다. 제3곡에서 소프라노가 부르는 영혼은 “언제 오시나요, 저의 구원이여?”라고 애타게 묻고, 그리스도는 “내가 간다”라고 응답한다. 이어서 영혼은 “저는 등불을 밝힌 채 기다립니다”라고 노래한다.

갈망과 기다림은 제6곡에서 합치의 기쁨으로 바뀐다. “내 연인은 나의 것, 나는 그이의 것. 그 무엇도 우리 사랑을 갈라놓지 못하리.” 고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두 목소리는 더욱 긴밀하게 얽힌다. 3도와 6도의 부드러운 협화음정으로 나란히 움직이는 대목은 바로크 오페라 속 사랑의 이중창 같다. 신랑 그리스도와 신부의 신비로운 혼례가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참고로 바흐는 오페라를 작곡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기 작가 포르켈에 따르면 바흐는 맏아들 프리데만에게 “우리 드레스덴의 그 예쁜 노래들을 다시 들으러 가볼까?”라고 농을 던지며 드레스덴으로 오페라를 보러 가곤 했다. 그는 성음악뿐 아니라 극음악에도 끊임없이 귀 기울였고, 누구보다 감각적이고 호소력 있는 사랑의 선율을 쓸 수 있었으며, 그러한 표현력으로 그리스도와 영혼의 합일을 아름답게 묘사했다. BWV 140의 두 이중창은 바흐가 끝내 쓰지 않았던 오페라를 잠시나마 상상하게 한다.

평신도 주일에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선택하신 백성으로서, 각자 삶 속에서 그분 부르심에 응답해야 한다는 사실을 되새긴다. 칸타타 속 신랑을 기다리는 영혼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와의 일치는 모든 신앙인에게 열려 있는 초대이기 때문이다.

한밤중 파수꾼의 외침으로 시작된 음악은 사랑하는 두 존재를 하나로 결합한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마태 25,13) 종말은 그저 두려운 심판만을 의미할까. 아니, 그날은 오랫동안 사랑하고 그리워한 이를 마침내 만나는 환희의 시간이기도 하다.

글 _ 박찬이 율리아나(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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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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