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가겠습니다.”
박해 속에서 사제 없이 신앙을 지켜 온 조선 신자들을 위해 낯선 땅으로 떠나겠다고 나선 선교사의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창작 연극 <제가 가겠습니다>가 11월 12일과 13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초대 조선대목구장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1792~1835) 주교의 조선 선교 여정을 그린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조선 선교를 결심한 배경에는 사제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도 신앙을 이어가던 조선 신자들이 있었다. 1801년 신유박해로 주문모(야고보) 신부가 순교한 뒤 조선 신자들은 오랫동안 목자 없이 신앙 공동체를 지켜가며 교황청에 선교사 파견을 요청했다.
당시 시암(현 태국)에서 선교하던 브뤼기에르 주교가 조선행을 자원했고, 1831년 조선대목구가 설정되면서 초대 대목구장으로 임명됐다. 제목 <제가 가겠습니다>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조선 선교를 결심한 그의 응답에서 비롯됐다.
연극은 이처럼 조선의 교우들을 만나고자 길을 나선 주교와 그 곁을 지키는 인물인 왕요셉의 여정을 따라간다. 두 사람은 열대의 밀림과 바다를 지나고, 폭풍우와 도적 떼의 위협을 겪으며 조선 입국을 위한 발걸음을 이어간다.
그러나 조선 땅이 가까워질수록 병은 악화되고, 마침내 국경을 앞두고 더는 걸을 수 없게 된다. 작품은 그가 감내한 고난과 함께, 먼 길을 떠나게 한 신앙과 헌신의 의미를 되짚는다.
실제 브뤼기에르 주교는 약 3년에 걸쳐 중국을 통과해 조선 국경 부근까지 이르렀지만, 1835년 10월 20일 내몽골 마가자 교우촌에서 선종해 끝내 조선에 들어오지 못했다. 이후 1931년 그의 유해가 서울 용산성당 성직자 묘지로 이장됐다. 서울대교구는 그의 신앙과 헌신을 기리며 2022년부터 시복을 추진해 왔다.
담당 사제 유환민(마르첼리노) 신부의 지도로, 김나영(요세피나) 작가가 극본, 문삼화(보나)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배우 류시현(소화 데레사)·최문숙(마리아)·김요한(요한 세례자)·홍여준(프란치스코 드 살)·나승현(대건 안드레아)·이석엽(안셀모)·서지성(미카엘)·정재윤(베드로)·김민정·민정아·유소연·이미주·김소원 등이 출연한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 최주봉(요셉) 회장은 “무대 위의 이야기가 여러분의 마음에 닿아, 부르심에 응답하는 용기와 희망으로 남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공연은 12일 오후 7시, 13일 오후 3시·7시 총 세 차례 열리며, 네이버(https://buly.kr/58VEZAx)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공연 시간 85분. 8세 이상 관람가. 전석 무료.
※문의: 0507-1394-7138(문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