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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발견
(권재중 지음/열화당/5만 원)
요즘 학생들은 등교하면 엎드려 자다가, 하교하면 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한다.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또래가 있으면 왕따를 시키고, 아무렇지 않게 폭력을 일삼는다. 부모들이 교사를 고발하고 심지어 교실로 들이닥쳐 자녀 앞에서 교사에게 삿대질을 해댄다.
한없이 씁쓸한 대한민국 공교육의 한 단면이다. 여기저기서 무너진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입시위주 교육과 황금만능주의, 일등주의 현실 앞에선 소리 없는 함성이 되곤 한다.
이럴 땐 `어른`의 따끔한 한 마디가 그립다. 경험과 연륜, 교육자적 양심과 신념에서 우러나오는 `어른`들의 지혜와 훈계를 찾게 된다.
여기 그 어른이 있다. 최근 자전적 수상록 「교육의 발견」을 펴낸 권재중(아우구스티노, 78)씨다. 권씨는 인생 절반 이상을 교육계에 몸담아왔다. 초ㆍ중ㆍ고 교사와 교장으로, 또 장학사와 장학관으로 교육 현장과 행정직을 오가며 `존경하는 선생님` `탁월한 행정가`로 인정받으며 교육 발전에 힘을 보탰다.
권씨는 "교직에서 은퇴한 지 10여 년이 흐른 뒤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교육을 되돌아보고 생각하니 이제야 교육의 진면목이 보이는 듯 싶다"며 책 집필 동기를 밝혔다.
그는 책에서 자신의 일대기를 풀어내며 교육자로서 진심 어린 충고와 아버지로서 따뜻한 잔소리, 인생선배로서 사심없는 조언을 들려주고 있다.
그는 교사들에게 "학교 교육에 대한 신뢰성과 교사의 권위 회복이 목마르게 아쉬운 요즘 참다운 스승으로서 교사의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며 교사 스스로의 변혁을 당부했다. 부모들에게는 "가정교육에는 그 나름의 독자적 영역이 있고 특유의 기능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자녀의 거울은 부모라는 진리를 일깨웠다.
또 "바른 자세가 곧 인격"이라며 "조상 대대로 그토록 강조해온 충과 효라는 말을 거의 들을 수 없게 된 현실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방향을 잃은 채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이 시대에 그의 말은 이정표이자 주변을 살피게 하는 성찰이다. `어른들 말씀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는 격언이 새삼 떠오른다. 박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