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에디트 슈타인
(장 드 파브레그 지음/대구 가르멜 여자 수도원 옮김/가톨릭출판사/1만 원)
성녀 에디트 슈타인(1891~1942, 독일 쾰른 가르멜회) 수녀는 우리나라 신자들에겐 다소 낯선 성인이다.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스웨덴의 성녀 비르지타와 함께 유럽 3대 수호성녀로 꼽히는 성녀는 한나 아렌트, 시몬느 베유, 로자 룩셈부르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4대 유다인 여류 철학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책은 성녀의 일대기를 소개한 전기로, 성녀의 철학과 영성과 신앙을 깊이 있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무신론자였던 성녀가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이게 된 과정, 봉쇄 수도회인 가르멜회에서 수도자로서 길을 걷게 된 삶을 철학적ㆍ신학적 관점에서 들려준다.
에디트 슈타인은 후설, 하이데거, 막스 셸러 등 당대 최고의 철학자들과 교류하던 지식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집에서 예수의 성녀 데레사 자서전을 읽은 뒤 깊은 감명을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뿐만 아니라 봉쇄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자의 길을 걸었다.
성녀는 모든 존재의 기원과 종말, 세상의 진리가 가톨릭 신앙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만물을 존재하게 하시는 하느님을 향해 자신의 전 존재를 바쳤다. 유다교 집안에서 자라났지만 무신론자임을 선언했던 그는 30살 무렵 하느님을 깨달은 뒤, 학문과 진리를 일치시키는 데 헌신했다.
프랑스 출신 작가인 저자는 "성녀는 세상의 지성이 사랑의 빛을 요구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면서 "그는 실존에 관한 그리스도교 철학의 경이로운 모범이었다"고 했다.
1942년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숨을 거둔 성녀는 1998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됐다.
박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