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도 속에 머무는 꽃」 펴낸 박명희ㆍ박용희씨... 기도, 전례꽃꽂이로 아름답게 피어나
전례적 화예 조형의 방향과 가능성 제시한 「기도 속에 머무는 꽃」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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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전례꽃꽂이 회장 역임한 박명희,박용희씨 공동작품 각 기도문을 통일된 상징적 구조물과 다양한 꽃으로 구성 가톨릭기도문 주제 논문 통해 전례꽃꽂이 이론적 토대 세워
적어도 교회 안에선 꽃은 꽃 자체로만 머물지 않는다. 전례와 기도, 영성과의 풍요로운 만남을 통해 형제자매들과 함께 호흡하며 공동체를 신앙의 신비로 이끌어간다.
`전례 꽃꽂이`는 이처럼 깊은 의미를 함축하는 신앙예술이지만, 전례적 측면에서 신학적, 이론적 토대는 취약했다. 작품집은 많이 나와 있는데 비해 꽃꽂이를 `전례 신앙예술`답게 해주는 전례적 근거는 그리 많이 제시되지 못했던 것.
그런데 최근 전례꽃꽂이와 화예조형 연구의 만남이 이뤄졌다.
서강대 신학대학원과 대구가톨릭대 석ㆍ박사과정에서 신학과 원예학을 전공한 박명희(체칠리아, 67)씨와 대구가톨릭대 대학원 석ㆍ박사과정을 통해 화예디자인과 원예학을 전공한 박용희(아가타, 56)씨가 최근 「기도 속에 머무는 꽃」을 펴냈다.
▲ 박명희 전 서울,수원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장
▲ 박용희 전 대전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장
두 작가 모두 서울ㆍ수원교구 전례꽃꽂이연구회장과 대전교구 꽃꽂이연구회장을 역임한데다 현재 서강대와 대전가톨릭대 평생교육원에서 전례꽃꽂이반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터여서 이론과 실제가 망라됐다.
우선 두 작가의 말을 들어보자.
"하느님 말씀이 꽃으로 표현될 때 그 의미가 얼마나 깊어지는지, 또 기도 내용과 묵상을 화예조형에 적용할 때 우리에게 얼마나 깊은 감동을 주고 삶에 지혜를 안겨주는지 모릅니다."
두 작가는 기획과 꽃ㆍ재료 선택에 디자인까지 함께한 공동작품을 통해 단순히 전례시기별 꽃꽂이 작품을 보여주는 데서 벗어나 예수를 따라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영성적 삶을 꽃꽂이로 표현했다. 이를 위해 가톨릭교회 기도문 가운데 핵심을 이루는 사도신경과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전례꽃꽂이로 표현했으며, 각 기도문을 통일된 상징적 구조물(frame)과 다양한 꽃으로 구성했다.
사도신경(8점)은 줄 맞추기 기법으로 속새를 원형으로 만들어 우주를 상징화했고, 주님의 기도(7점)는 매듭 기법으로 등나무를 가공한 뼈대를 초승달 모양으로 만들어 기도하는 손을 표현했다. 성모송(5점)은 직조짜기 기법으로 대나무 구조물을 공의 형태로 만들어 청원 기도를 형상화했고, 영광송(2점)은 그물짜기 기법으로 지철사를 항아리 형태로 만들어 영원성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