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의 종교들
하비 콕스 외 지음/박태식 외 옮김/소나무/3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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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믿고 있는 7대 종교 개설서다. 저자는 하비 콕스(그리스도교)ㆍ아베 마시오(불교)ㆍ세예드 호세인 나스르(이슬람)ㆍ아르빈드 샤르마(힌두교)ㆍ제이콥 뉴스너(유다교)ㆍ뚜웨이밍(유교)ㆍ리우샤오간(도교)으로, 각 종교 전통에 속한 독실한 신앙인이자 자기 종교 분야 최고의 석학들이다.
책은 종교별로 그 종교를 정의하는 데서 시작해 △핵심 가르침에 대한 이해 △역사 △현대적 변화의 문제 등을 담았다. 927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번역은 해당 종교를 전공한 학자들이 나눠서 했다.
이 책이 기존 종교 개론서들과 차별되는 것은 풍부한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유들은 저자들의 깊은 성찰을 보여주면서 자칫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그 종교를 잘 모르는 일반인도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때때로 예수의 비유들은 선문답에 비유되고는 한다. 선문답이란 청중에게 충격을 주어 당황하게 만들고, 당연한 세계를 거꾸로 뒤집는 불교의 이야기들이다. 차이는 선문답이 현실을 전복시킨다면, 예수의 비유들은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전통들을 뒤집는다는 데 있다."(그리스도교, 645쪽)
"힌두교는 하나의 도넛에 비교될 수도 있다. 왜냐면 도넛을 도넛이게끔 결정하는 것은 주변의 둘레가 아니라 도넛의 구멍이기 때문이다."(힌두교, 24쪽)
책은 또 자기 종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종교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힌두교를 알아야 불교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유다교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말하려는 것은 분명하다. 각자의 종교를 올바로 이해하고, 나아가 다른 종교인들과 열린 대화를 할 때 평화가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종교 간의 대화적 상호 작용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변화를 내포하기 마련이다. 어떠한 만남이든 아무리 가벼운 만남이라고 하더라도 관계는 쌍방 모두를 변화시킨다."(불교, 249쪽)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