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가는 길목에서
클라우뎃 라베르디에 지음/김선실 옮김/나이테미디어/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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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지금 우리를 형성하고 변화시킬 수 있으며, 현재 우리 모습은 미래를 이뤄갈 수 있다`. 그러기에 도미니코회 수잔 노포크 수녀는 역사를 `성사적 기억(Sacramental remembrance)`이라고 부른다. 수도회 설립자의 삶과 영성, 선교 전망, 영적 지혜는 따라서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를 이루며 선교 여정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한다.
지난해 1월 6일로 설립 100주년의 해를 경축한 메리놀수녀회 설립자 마더 메리 조셉 로저스(1882~1955)의 생애와 영성 또한 마찬가지다. 아일랜드 이민자 출신 가톨릭가정에서 자라난 그는 미국 서부 연안에 정착한 일본 이민자들을 시작으로 중국 선교를 거쳐 오늘날 현재 전 세계 30개국에서 550여 명의 회원들이 교육과 문학, 예술, 사회복지, 경제, 의료 등 사도직을 하기까지 선교 씨앗을 뿌렸다.
이에 메리놀수녀회 총장을 역임한 클라우뎃 라베르디에 수녀는 메리 조셉 로저스 수녀의 삶을 통해 20세기 가톨릭교회가 직면한 도전의 한가운데서 부르심에 응답한 한 여성의 인생 여정과 영성을 추적, 전기적 성격의 저서 「미래로 가는 길목에서」를 펴냈다.
이 책은 메리 조셉 로저스 수녀의 생애와 선교 전망 토대, 영성 등 3부로 이뤄져 있다. 영혼의 자유로움과 그 시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믿은 로저스 수녀의 선교 성소를 토대로 공동선에 투신하기 위한 부르심과 더불어 선교 여정 속에서도 각자의 개성이 유지되기를 원했던 로저스 수녀의 균형 잡힌 시각이 담겨 있다. 특히 3부는 선교사들에게 선교 토대와 힘이 돼 줄 영성의 뿌리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지은이는 이같은 메리놀 선교 영성을 `하느님 현존과 활동 중의 관상`이라는 말로 탁월하게 표현한다.
교회사와 여성학, 전기(biography)를 한데 묶는 독특한 양식으로 집필된 이 책은 현대 선교의 토대를 이해하고 영감을 얻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크나큰 영적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