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7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출판]21세기 신앙인에게-가톨릭 사회교리, 더불어 사는 삶을 말하다

유경촌 주교, 딱딱한 사회교리 쉽게 풀어 설명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21세기 신앙인들에게
유경촌 지음/가톨릭출판사/1만 원
 
 독일에서 윤리신학을 전공한 유경촌(서울대교구) 주교가 펴낸 사회교리서다. 겸손하고 푸근한 유 주교의 인품만큼이나 쉽고 친절한 사회교리 해설서다.
 
 책은 일반 신자와 미신자를 위해 딱딱한 교리서의 문턱을 한껏 낮췄다. 유 주교가 그동안 학술지에 게재했던 논문을 학자가 아닌 대중 눈높이에 맞게 풀어냈다. 그는 개인의 신앙이 사회 정의, 사회 윤리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짚어주며 `나`에게만 집중했던 시선을 사회와 국가, 지구라는 `공동체`를 향하도록 이끌어준다.
 

 그는 논하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십계명을 재해석했다. 특히 두 번째 계명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를 윤리적 차원에서 새롭게 해석하며 지구적 차원의 구체적인 신앙 실천을 강조했다. "진실한 마음이나 행동이 없는 빈말만 늘어놓는 기도나 하느님의 이름으로 오히려 피해를 주는 것 모두가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과 같다"면서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지는 신학적ㆍ실천윤리적 요청을 소위 `지구적` 차원에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문제가 자신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구적 의식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르는 그리스도교적 실천도 국경과 민족,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 지구적 차원을 지향해야 한다"(91쪽).
 
 유 주교는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 더욱 빛나는 계명이라며 일곱 번째 계명 `도둑질을 하지 말라`에도 주목했다. 그는 일곱 번째 계명의 현대적 의미를 "단순히 남의 것을 도둑질하지 않는 것으로써 도덕적 순결을 지키는 데 머무는 소극적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재물로 인한 구속으로부터의 해방과 인간의 진정한 행복의 길을 찾으려는 적극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103~104쪽). 또한 아무리 많이 가졌다 해도 결코 만족을 줄 수 없는 물질의 속성을 경계하며 `누구에게나 필요한 만큼 돌아가야 하는` 사회 정의를 강조했다.
 
 "한 번 내 것인 것을 영원한 내 것으로 착각하여, 이웃의 필요를 고려하지 않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자세는 그리스도교적 삶에 어울리지 않는다.… 재물은 처음부터 유한한 것인데 한쪽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소유하면 다른 한쪽은 필요한 것도 갖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140쪽).
 
 유 주교는 또 남북통일 문제를 환경의 관점으로 다가갔다. 에너지 부족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북한과 에너지 과소비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남한의 현실을 지적하며 궁극적으로 남북한 통일을 지향하는 `친환경적 민족공동체`를 제안했다. 통일을 통해 한반도 생태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뜻이자 통일 전이라도 남북이 상호 협력해 친환경적 국가를 유지하며 통일에 대비하자는 바람을 담았다.
 
 이와 함께 서독의 개신교와 가톨릭교회가 동독 교회에 대한 일관된 지원을 통해 민족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며 독일 통일에도 크게 기여한 점을 일깨우고 친환경적 민족공동체 수립을 위해 한국교회가 남북 교류와 협력, 경제적 지원에 적극 나서기를 당부했다.
 
 유 주교는 이 책을 통해 공동체 일원으로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 길로 안내하고 있다. 가톨릭 사회교리가 말하는 바로 그 길이다. 유 주교가 걸어온, 지금도 역시 걷고 있는 길이기도 하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2-11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9. 27

시편 66장 8절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강복하셨네. 세상 모든 끝이 그분을 경외하리라.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